제2회 김복동평화상에
바스피에 크라스니치 굿맨
98년 코소보내전 성폭행 피해
첫 공개 증언 이후 지원 활동

19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2회 김복동평화상’ 시상식이 열려 수상자인 바스피예 그라스니치-굿맨이 길원옥·이용수 할머니로부터 상패와 꽃다발을 받았다.
19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2회 김복동평화상’ 시상식이 열려 수상자인 바스피에 그라스니치-굿맨이 길원옥·이용수 할머니로부터 상패와 꽃다발을 받았다.

코소보 여성인권활동가 바스피에 크리스니치 굿맨씨가 19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2회 김복동평화상 시상식에서 김복동평화상을 수상했다.

크라스니치 굿맨씨는 전시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코소바고문피해자재활센터의 활동가다. 1998년 전쟁이 일어난 코소보에서 열 여섯 살 무렵 세르비아 경찰관에 의해 납치됐고, 세르비아의 한 마을에 끌려가 경찰관과 시민에게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

이 사건은 1999년 유엔(UN)에 보고됐으나 아무런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2010년 유럽연합(EU) 법치임무단(EULEX)에 보고되고 2년이 지나서야 가해자들이 체포됐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가해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에서는 가해자에게 강간죄가 적용돼 각각 10년과 12년 형을 선고됐으나, 대법원은 다시 결과를 뒤집고 가해자들을 풀어줬다.

19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2회 김복동평화상’ 시상식에서 수상자인 바스피예 크라스니치 굿맨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19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2회 김복동평화상’ 시상식에서 수상자인 바스피에 크라스니치 굿맨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크라스니치 굿맨씨는 재판 결과에 실망했으나 좌절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자신과 같은 피해를 입은 다른 여성들을 위해 나서기로 결심한다. 2018년 10월 16일, 바스피예는 코소보 내전 성폭력을 처음으로 공개 증언한다.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공개 증언을 하기로 했다”는 그의 말은 전 세계에서 정의를 부정당한 여성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줬다.

이후 그는 가해자 처벌을 통한 사법정의 실현을 위한 활동, 코소보 내전 성폭력 첫 공개증언, 전시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캠페인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김복동평화상을 받은 크라스니치 굿맨 씨는 “김복동 할머니의 의지는 앞으로도 미래 세대에 이어질 것”이라며 “김복동 할머니가 정의를 위해 투쟁하셨던 것을 이제 우리가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함께하는 순간은 전 세계 전시 성폭력 피해자에게도 의미가 있다”며 “지난 20년간 해온 활동에 더 큰 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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