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인권·민주주의·평화 위해
평생 헌신한 여성 운동가

©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부인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10일 별세했다. 이 이사장의 삶의 궤적을 추적해보면 그는 위대한 여성 운동가이며 강인한 민주화 운동가였으며 확고한 평화주의자였다.

생애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 고찰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시기는 1950년부터 1962년 DJ와 결혼할 때 까지다. 이 이사장은 한국전쟁 와중에도 이태영 박사 등 1세대 여성운동가들과 함께 대한여자청년단(1950년), 여성문제연구원(1952년) 등을 잇따라 창설해 남녀차별 철폐 운동을 벌였다. 그 이후 YWCA 총무로 일하며 여성계 지도자로 자리잡아가고 있던 중 1962년 DJ와 결혼했다. 이 이사장은 당시 “이 사람을 도우면 틀림없이 큰 꿈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들었다”고 확신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5일 오전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귀빈주차장에서 방북길에 오르기 위해 입국장으로 향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gabapentin generic for what http://lensbyluca.com/generic/for/what gabapentin generic for whatsumatriptan 100 mg sumatriptan 100 mg sumatriptan 100 mg ⓒ뉴시스ㆍ여성신문
고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뉴시스ㆍ여성신문

두 번째 시기는 1963년부터 1997년 평화적 정권 교체를 이룩했을 때 까지다. 이 시기의 대부분은 ‘정치적 동지’이자 일생의 동반자였던 DJ와 함께 독재 정권과 처절하게 투쟁했다. 1973년에 '김대중 납치 사건'이 있었고, 1976년에 DJ는 '3·1 민주구국선언' 사건에 연루돼 옥살이를 했으며, 1980년 5월에는 군사재판부로부터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이때 이 이사장은 DJ에게 보낸 편지에서 “당신의 생이 평탄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더욱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것입니다”, “당신은 언제나 피눈물 나는 노력을 했습니다.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바르게 살기 위해 발버둥 쳤습니다.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유난히 강했습니다. 그래서 받은 것이 고난의 상입니다”라며 “시련을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82년 DJ가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미국으로 망명했으나, 1985년 귀국해 가택연금을 당했다. 이 이사장은 이 모든 일을 감내하며 DJ 곁을 지키면서 1997년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룩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세번 째 시기는 1998년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부터 영면할 때 까지다. 남녀 차별 세상을 바꾸며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했던 시기다. 이 이사장은 “국가 지도자의 부인도 국익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DJ 재임 중에 여성 지위 향상 문제에 큰 관심을 쏟았다. 김대중 정부에서 최초로 여성부가 신설되었고, 여성재단이 만들어졌다. 여성이 최초로 국무총리로 내정되었고, 남녀차별금지법도 제정됐다. 이 이사장은 2009년 DJ 서거 후에도 남북 화해를 위해 남편이 걸었던 길을 이어갔다. 2011년 12월 북한 김정일 위원장 사망 당시 조문을 위해 방북했고, 김정일 사망 3주기인 2014년 12월 북측 요청으로 개성공단을 찾았다. 2015년 8월에도 3박 4일간 평양을 방문했다.

이 이사장은 “하늘나라에 가서 국민을 위해, 민족의 평화 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유언까지 남겼다. 이 이사장의 불꽃같은 생애를 통해 여성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확인되었다. 이 이사장은 혹독한 정치적 고난의 길을 감당한 남편 DJ에게 용기와 힘을 불어넣었다. 이것이 ‘인동초 정치인 김대중’을 탄생시키는 밑거름이 되었다. DJ는 1983년 미국 망명 시절에 한 강연에서 “아내가 없었다면 나도 없었다”면서 “이희호 남편인 게 자랑스럽다”고 했다. 더불어 이 이사장은 고통받고 차별받는 여성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다. DJ 곁으로 떠났지만 그의 위대한 여정은 끝이 난 것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북유럽 3국을 순방했다. 핀란드에서는 혁신, 스웨덴에서는 포용, 노르웨이에서는 평화라는 가치를 내세웠다. 그런데 이들 세 나라의 공통점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성평등 국가’라는 것이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성격차 지수(Gender Gap Index)’에서 전체 149개국 중 노르웨이는 2위(.835점), 스웨덴 3위(.822점), 핀란드 4위(.821점)로 성평등 최상위권를 차지했다. 성 격차 지수는 1에 가까울수록 성평등이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115위(.657점)로 여전히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제 우리는 평생 ‘여성 인권, 민주주의, 평화’를 위해 헌신했던 이희호 이사장의 정신을 받들어 ‘성평등 국가 건설’이라는 시대정신을 실현시키는 일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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