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법안 심사 ‘올해 0번’
[단독]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법안 심사 ‘올해 0번’
  • 진주원 기자
  • 승인 2019.06.17 18:28
  • 수정 2019-06-26 08: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투 이후 처리할 법개정안 산적,
지난해 11월 9일 회의가 마지막

17개 상임위 중 기재·환노·문체 등
8곳 한 번도 안열어

‘일하지 않는 국회’ 큰 문제
국회 본청에 위치한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장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국회 본청에 위치한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장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올해 한 번도 법안을 심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투 운동이 확산되면서 법과 제도를 바꿔달라는 여성들의 간절한 외침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첫 단추조차 꿰지 않은 것이다.

법안심사소위원회는 각 상임위원회마다 설치돼있어 법안을 심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법을 만드는 입법기관인 국회에서 심사단계에 거치게 되는 첫 관문이다. 법안심사소위에서 통과된 법안이 상임위 전체회의에 상정돼 처리되고, 그 다음 법제사법위원회로 보내진다.

여성가족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소위원장은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맡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해 8월 22일 하반기 원 구성 때 법안심사소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된 이후 9월 12일, 11월 9일 각각 법안심사소위를 개최했다. 그러나 이후 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김수민 의원은 17일 여성신문과의 통화에서 올해 법안심사소위를 개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지난 4월 24일 법안심사소위를 개최하기로 일정을 잡았으나 22일 자유한국당이 국회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을 제외하고 개최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가급적 합의정신을 발휘해 한국당이 함께 하는 선에서 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17일 바른미래당이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기로 한 만큼 한국당과 관계없이 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각 상임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 개최 횟수는 천차만별이다. 여성신문이 17일 국회 상임위원회 홈페이지 회의기록을 정리한 결과 총 17개 상임위원회 중 법안심사소위를 한번이라도 열었던 곳은 9곳, 열지 않은 곳은 8곳이다.

법안심사소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은 곳은 여성가족위원회 외에도 환경노동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 국방위원회, 정보위원회, 운영위원회이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앞에 쌓여 있는 법안관련 서류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앞에 쌓여 있는 법안 관련 서류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일하지 않는 국회’는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지난 3월 임시국회 개회사에서 “20대 국회에 들어와 계류된 법률안 중 73%에 달하는 9000여건의 법률안이 단 한 차례도 법안소위 심사를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문 의장이 제안한 국회법 개정안이 지난 4월 통과되기도 했다. 오는 7월 17일부터는 상임위마다 최소한 매달 두 번은 법안소위를 열어서 법안 심사를 해야 한다.

여성가족위원회에는 다양한 법률이 밀려 있다. ‘건강가정기본법 전부개정안’, ‘성별차별·성희롱 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안’, 위안부연구소 설치 근거를 담은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생활안정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이 꼽힌다.

다른 상임위원회들 또한 마찬가지다. 법제사법위원회에는 성매매 피해 청소년을 ‘대상청소년’을 삭제하고 피해자로 보호 지원하는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2016년 여가위에서 통과 후 법사위에 넘어가 2년 넘게 발이 묶여 있다. 스토킹범죄처벌특례법 논의도 시급하다. ‘성폭력방지법안’도 계류 중이다.

환경노동위원회에는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안’과, 성희롱 처벌 및 노동위원회 구제절차 신설 등이 골자인 ‘남녀고용평등법안’이 계류돼 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는 미투운동 이후 발의된 ‘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안’이 처리돼야 한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부대표는 “여성들이 지난 1년 간 거리에 나와 변화를 촉구했는데 여성 의원들이 대다수인 여성가족위원회 의원들조차 반응하지 않았다”면서 “여성들이 여성의 대표를 국회로 보내기 위해 노력했던 역사를 볼 때 그들은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저버리는 행태를 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50 (3가 222번지) 골든브릿지빌딩 1층, 9층
  • 대표전화 : 02-318-93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준철
  • 제호 : (주)여성신문사
  • 사업자등록번호 : 214-81-03304
  • 대표이사 : 김효선
  • 발행·편집인 : 김효선
  • 여성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여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wome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