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맞는 色…感…고르기

취업 준비생 이은경씨와 이미지 컨설턴트 하민회씨의 만남

‘이미지 관리’가 중요한 시대다. 취업을 앞둔 사람, 특히 취업 문턱이 남성보다 높은 여성은 더 그렇다. 전문 홍보인이 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이은경(27)씨도 마찬가지다. 키가 크고 너무 마른 몸매라서 외모도 걱정스럽다. 이런 은경씨를 이미지 컨설팅 전문업체인 이미지21(www.image21.co.kr 02-540-3835) 하민회 대표가 만났다. 전략적인 이미지 컨설팅으로 은경씨에게 ‘든든한’ 취업 길을 열어주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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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인 이미지 관리는 취업 성공의 지름길이다. 사진은 이미지21 하민회 대표가 이은경씨를 이미지 컨설팅 해주고 있는 모습.

먼저 은경씨에 대한 하 대표의 탐색전이 시작됐다. “어떤 인생설계를 세워놓고 있어요?” 잠시 머뭇거리던 은경씨가 “홍보 전반에 대한 일을 하고 싶다”고 대답하기가 무섭게 하 대표의 “어떻게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은경씨는 전시 관련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홍보 업무에 맛을 들인 경우. 졸업 후 홍보기획 대학원에 다니고 있으며 오전에는 메가PR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중이다. “메가PR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죠?” “오전 8시에 출근해서 신문을 클리핑하고 남은 시간에는 다른 부서 일을 도와주고 있어요.”

은경씨 대답이 떨어진 후 하 대표는 조심스레 제안을 했다. “자기가 하는 일을 더 자세하게 설명해야죠. 예를 들어 ‘IT벤처 업체를 맡아 그 회사에 대한 신문 클리핑을 했는데 잘 한다는 칭찬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모바일 쪽에 관심도 생겼습니다’는 식으로요. 준비돼 있다는 구체적인 표현이 필요하죠. 같은 일도 어떤 각도로 보게 만드느냐에 따라 나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어요. 홍보 일을 원한다고 했죠. 홍보에서 가장 중요한 건 믿음이라는 걸 알아두세요. 그 다음이 친화성이구요.”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면접’으로 넘어갔다. “면접관 앞에서는 역지사지 정신으로 임해야 해요. 상대방이 내게 무엇을 물을지 내가 미리 준비해야 하죠. ‘귀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는 전형적인 대답은 뽑힐 가능성을 제로로 만들어요. 회사가 아니라 자기 위주로 이야기하세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적극성은 그 사람을 다시 보게 하죠.” 하 대표는 면접에 앞서 예상 질문과 답을 직접 손으로 써볼 것을 권한다. 당일에 당황할 가능성을 최대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곰 인형을 앞에 두고 프리젠테이션을 해보는 것도 하 대표가 많이 쓰는 방법이라고.

하 대표는 면접도 정보전이라고 설명한다. “면접 보려는 회사에 미리 찾아가세요. 아니면 무작정 전화를 걸어 그 회사에 들어가고 싶은 열의를 보이던가, 아는 네트워크도 백분 활용하구요. 그렇게 다가서는 사람에게는 어떻게든 길이 열리죠.”

“사장이 면접할 때 은경씨에게 어떤 질문을 할 거 같아요?” “이 회사에 왜 들어오려고 하는지, 앞으로 각오와 미래관 같은 거요.” “회사 입장에서는 면접을 하러 온 사람이 나와 얼마나 같이 갈 사람일까를 가장 중요하게 봐요. 나 같은 경우 40대에 어떤 얼굴로 있을지를 꼭 물어보죠. 40대의 얼굴을 미리 그릴 수 없는 사람은 절대 안 뽑아요.”

면접승리 지름길 ‘정보전’

어떻게 하면 면접관에게 그런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을까. 일단 그 회사 이미지에 자신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쉬운 예로 그 회사 사람들이 멜빵 바지를 입고 있으면 그런 옷차림을 입는 게 적절하고, 정장 바지를 많이 입고 있는 곳이면 굳이 치마를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자기 PR도 다양한 방법으로 가능하다. “한 무용선수는 오디션에 가서 자기가 무용하는 모습을 찍은 셀프카메라를 면접하기 전에 틀어주기도 했어요. 확실한 자기 PR이죠. 이런 경우 안 뽑고는 배기질 못해요.”

갑자기 하 대표가 은경씨에게 “눈이 나쁘냐”는 물음을 던졌다. “어떻게 아셨죠?” 깜짝 놀란 은경씨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얘기하다가 눈을 자꾸 깜빡거리네요. 눈이 나쁜 사람들의 고유한 버릇이죠. 면접에는 반드시 렌즈를 끼고 가셔야 해요.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신경질적이라고 느낄 수 있어요.” 하 대표는 안경보다는 렌즈를 끼는 게 좋다고 권한다. 안경은 아무래도 거리감을 주며 햇빛이라도 반사될 경우 좋지 않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옷은 어떻게 입어야 하죠?” 제대로 컨설팅 받기 위해 평소에 입던 대로 나왔다는 은경씨가 눈에 생기를 띠고 묻는다. “옷이 사람을 입으면 안돼요. 옷이랑 나랑 따로 놀게 되면 그런 현상이 나타나죠.” 첫 인상에서 내가 입은 옷을 먼저 기억한다면 나를 인식시키는 건 이미 실패. 특히 중요한 건 ‘새로 산 옷을 바로 입고 가지 말기’. 하 대표는 “새 옷을 입으면 옷이 불편해서 면접도 편하게 하기 어려울 때가 생기죠. 특히 치마의 경우 속치마와 겉이 따로 놀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인상을 구기는 최상의 조건이에요.”

하 대표는 머리를 질끈 묶고 온 은경씨에게 머리를 풀어보라고 주문했다. “얼굴이 긴 편이라 항상 머리를 묶고 다녀요” 머리를 풀면서 쑥스럽게 말하는 은경씨. “절대 긴 얼굴도 아니지만 만약 단점이라고 생각하면 다른 방식을 써보세요. 은경씨의 경우 머리를 단발로 잘라서 옆머리에 볼륨감을 주면 좋겠네요.” 하 대표의 시원한 대답이다.

메이크업·액세서리 ‘단정하게’

은경씨의 메이크업을 유심히 들여다보던 하 대표가 몇마디 조언을 던졌다. “메이크업은 부드럽게 잘 하셨네요. 절대 진하게 하지 마세요. 자기가 봤을 때 어색하지 않은 얼굴이어야 면접관도 부담이 없죠. 절대 예뻐 보이려고도 하지 마세요. 평소에 자기가 가장 많이 했던 메이크업을 하세요. 마스카라도 조심해요. 섹시한 거와 관계 있지 신선함과는 거리가 멀거든요. 잘 떨어지기도 하구요. 마지막으로 세팅 머리도 피하세요. 일을 구하는 게 아니라 ‘난 여자에요!’ 하고 외치는 것과 다름없으니까요.”

은경씨가 하고 온 검은색 목걸이도 하 대표의 지적 대상. “액세서리는 눈의 시선을 빼앗지 않는 범위에서 착용하는 게 좋아요. 목걸이는 눈썹보다 가늘고 머리색보다 흐리게 해야 하죠. 목걸이에 시선을 뺏기는 일은 없어야겠죠?” 무엇보다 중요한 건 특이한 액세서리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고.

“마지막으로 궁금한 건데요. 제가 과연 홍보업무를 준비할 만한 자격이 있는 건지 항상 궁금해요. 제가 자격이 있을까요?” 은경씨의 애절한 질문. “누구라도 자격이 미리 주어지는 건 아니에요. 자기가 만들어 가는 거니까요. 지금 점수는 생각하지 마세요. 정말 성실히 일할 마음이 있다는 기본 점수만 갖추면 통과할 수 있죠.”

두 시간 가까운 이미지 컨설팅이 웃고 이야기하는 가운데 끝이 났다. “항상 막연했는데 이제 어떻게 나를 준비해야 할지 구체적인 모습이 보이는 거 같아요. 정말로 뿌듯한 시간이었어요.” 은경씨는 즐거워 어쩔 줄을 몰라한다. 하 대표는 “보통 취업을 앞둔 이미지 컨설팅은 3∼4회에 걸쳐서 진행하는데 30∼50만원 정도 들죠. 인건비와 시간을 계산한 금액이에요. 학생·취업준비생·주부·특이한 직업 등 나이·상황에 따라 가격은 변해요. 물론 열심히 찾고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돈을 덜 들일 수 있는 기회는 주어지죠.” 돈이 부족해도 일단 한번 찾아와 보라는 하 대표의 은근한 ‘이미지 관리’다.

혜원 기자nanca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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