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실천' 히포시 액션
'커피에 반하다' 임은성 대표
여성 자립 돕고 젠더기금 기부
수평적 조직문화 위해 호칭 대신
영어 이름 불러

커피 프랜차이즈 ‘커피에 반하다’ 임은성 대표가 유엔 여성의 글로벌 캠페인 히포시(HeForShe)에 동참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커피 프랜차이즈 ‘커피에 반하다’ 임은성 대표가 유엔 여성의 글로벌 캠페인 히포시(HeForShe)에 동참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커피 전문점 ‘커피에 반하다’ 임은성 대표는 사회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곳에 주저 없이 손을 내민다. 평등한 성문화 확산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달 한국YMCA전국연맹에 젠더리더십 양성기금 3000만원을 기부했다.

“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 교회에서 중·고등부 교사 활동을 하면서 청소년들의 탈선을 케어해주는 것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제 여유가 조금 생겨서 지원하게 됐습니다. 사회적으로 (자립하기 힘든) 취약한 여성들을 위한 도움이 절실하다고 생각했습니다.”

2015년에는 한국여성인권진흥원과 손잡고 취약계층 여성 인턴십센터를 열었다. 성폭력 피해자 등 자립하기 힘든 여성들이 바리스타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교육을 받은 여성 중 일부는 ‘커피에 반하다’ 매장을 열거나 본사에서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2018년에는 성매매 추방주간(9월 19~25일)을 맞아 ‘거래되는 성은 불평등 합니다. 불평등한 성은 폭력입니다’라는 슬로건이 적힌 컵홀더를 가맹점에 배포했다. 

임 대표는 서울시 다시함께 상담센터 운영위원이다. 성착취 없는 성평등 사회를 만드는 걸 목표로 하는 곳이다. 다시함께 상담센터 김민영 소장과는 30년 지기 친구다. 임 대표는 “이쪽 분들이 관련 업무를 하는 걸 보면서 스스로 부끄럽기도 하고 내가 해야 될 일을 대신 하시는 것 같아서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본사 직원들은 직책 대신 서로의 영어 이름을 부른다. 임 대표의 영어 이름은 릭이다. ‘839’도 있다. 부서에 상관없이 직원들끼리 그룹별로 한 달에 한 번씩 오전 8시30부터 9시까지 여는 티타임이다. 그룹의 막내가 조장이 돼 주제를 정한다. 서로에 대해 잘 알아가기 위해 만든 임 대표의 아이디어이다. 회식도 ‘839’ 그룹과 함께 한다. 그룹은 매달 바뀐다.

커피 프랜차이즈 ‘커피에 반하다’ 임은성 대표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커피 프랜차이즈 ‘커피에 반하다’ 임은성 대표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995년 덕수상고(현 덕수고)를 졸업하고 이랜드에서 첫 직장을 다닌 임 대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몰아친 1997년 일을 그만뒀다. 이후 기독교 관련 용품을 판매하는 기독교백화점 영업직, 메이크업 제품 납품, 초밥집 프랜차이즈 영업, 신촌에서 주점을 여는 등 각종 일에 뛰어들었다.

‘커피에 반하다’ 사업에 뛰어든 건 2011년이었다. 파주의 한 상가 안에 낸 5평짜리 조금만 매장이 시작이었다. 그는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라고 했다. 비용을 줄이고 위해 5호 매장까지는 임 대표가 직접 자재를 사서 탁자를 만들고 주방 기기를 설치하고 매장 페인트칠을 했다. 임 대표가 가맹점 점주들에게 4무(無)정책(가맹비·보증금·로열티·교육비)을 펼치는 것도 지난 경험들을 통해서다. 2017년 9월부터는 10평 이내의 매장에는 인테리어도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제가 10년 정도 다른 일을 하면서 창업하는 분들을 많이 봤는데 대부분 예산이 부족한데 창업은 꼭 해야 되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부담을 줄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지난해 ‘커피에 반하다’ 본사 매출은 140억 원에 이른다. 전 매장을 합치면 740억이다. 지난해 매장 수는 700개를 돌파했다. 복수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점주도 100명에 이른다. “가맹점의 영업이 잘 되고 그 분들의 생계가 잘 해결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키워드
#임은성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