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이나 야외로 놀러가는 걸로 아이들과 가정에

대한 사랑을 다 했다는 듯이 굴기 전에,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우리 가족은 모두 행복한가?

너무너무 중요한 회사에 다니는 피곳씨와 너무너무 중요한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아내 혹은 엄마만 보면 말한다. “빨리 밥 줘.” 그리고 밥을 먹고 뒹굴뒹, 그리고 자다 일어나 또 외친다. “빨리 밥 줘.” 입만 벌렸다 하면 오로지 밥 타령인 이들 부자에게 엄마는 어느 날 사랑스런 쪽지를 남기고 집을 나선다. “너희들은 모두 돼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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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이지만, 그냥 동화책이라기엔 뜨끔한 이 <돼지책>(웅진닷컴 간)의 일부다. 그런데 혹시 어디서 많이 보던 풍경 아닌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면, 얼른 다시 주위를 둘러보기 바란다.

(남자라면) 당신이 이 글을 읽는 동안 당신의 아내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요? (여자라면) 당신이 이 글을 읽는 동안 당신의 남편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요? 가정의 달이라는 구호가 무성한 5월, 공원이나 야외로 놀러가는 걸로 아이들과 가정에 대한 사랑을 다 했다는 듯이 굴기 전에,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우리 가족은 모두 행복한가? 그런데 집 나갔다 돌아온(돌아온다면!) 엄마에겐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그 뒤 벌어질 일을 생각나게 만드는 게 <아빠는 전업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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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나?

“너희들은 모두 돼지야!”라고 외친 엄마가 혹시 다시 집에 돌아온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만약 부자가 아직도 돼지 노릇을 멈추지 않았다면, 이젠 영원히 집을 나가버릴 게 틀림 없다. 이혼이다. 그러나 만약 그들이 사람으로 돌아온다면? 그때 생각해볼 수 있는 일 같은 이야기가 펼쳐지는 게 <아빠는 전업주부>(비룡소 간)다. 애 셋을 낳고 그때까지 전업주부로 일하던 엄마가 다시 직장에 나가고 싶다고 폭탄선언을 하자, 놀란 아빠가 물었다. “뭐, 뭘 하고 싶다고?” 그러나 결국 아빠가 엄마 대신 몇 년간 휴직하고 집안일과 아이들을 돌보기로 한다. 전업주부가 된 아빠다.

그러나 아빠의 자신만만한 태도도 잠시. 금방 자신이 얼마나 집안일을 쉽게 생각했는지가 드러난다. 집은 아수라장이 되고, 세 살짜리 동생 구스타프는 밤이면 오줌싸개가 되고, 열두 살 ‘나’는 첫사랑의 열병에 빠진다. 그리고 낮에는 회사를 다니면서 집안일까지 거들어야 하는 엄마와 아빠와의 싸움. 엄마, 뭐가 문제야? 엄마가 주인공인 ‘나’에게 하는 말은 의미심장하다.

“그리고 사람들은 서서히 스스로에게도 바라지. 집에 하루 종일 있으면 집도 깨끗하게 치워놓아야 하고, 아이들을 늘 웃음으로 대해야 한다고 말이야. 또 사람을 가장 미치게 하는 건 그 북새통에서도 밖에서 일하고 들어온 사람의 신경을 거슬리게 해서는 안 되고 항상 만족한 얼굴로 있어야 한다는 거야. 생각이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그렇게 안 된다는 걸 알 텐데 말이야. 안 그래?”

전업주부이건 일하는 엄마이건 엄마나 아내를 둔 아빠와 아이가 함께 생각해볼 만하다.

아이는 아버지의 것?

반면에 자식을 마음대로 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아버지를 둔 아이에게 무슨 문제가 일어나는지가 알고 싶다면? <영모가 사라졌다>(비룡소 간)가 제격이다.

형편없는 수학 점수 때문에 엄마에게 이끌려 간 학원에서 ‘나’는 영모를 만난다. 그럭저럭 수학을 잘하지만 아버지가 100점을 원하기 때문에 학원에 다닌다는 영모는 조각가가 꿈인 아이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집에 찾아온 영모는 온통 피멍 투성이 몽둥이 자국 투성이였다. 오로지 공부만 외치던 아버지 몰래 하던 조각이 들킨 거였다.

그 다음날 영모가 사라졌다. 그리하여 영모를 찾아나선 ‘나’는 어딘가 숨고 싶은 아이들이 찾아온다는 이상한 숲 라온제나다를 발견한다.

영모가 두려웠던 건 폭압적인 아버지보다 그런 아버지와 똑같이 되려는 자신이다. “아버지 앞에서 자신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그게 무섭다”는 영모의 고백은 의미심장하다. 아이가 훌륭한 어른이 되길 원한다면, 식상하지만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말이 있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

누구 하나만 행복하기 위해서 남은 이들이 모두 희생해야 하는 게 가족이 아니라면,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과연 나 자신을 위해, 사랑하는 가족을 힘들게 하진 않는가? 같이 읽어보고 같이 생각해보는 것이야말로 사랑의 시작이 될 수 있다. 관광지 순례 시간보다 더 필요한 건, 서로의 마음속 순례다. 가정의 달에 서로의 마음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조은미 기자coo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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