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웹 에이전시에 입사한 지 3개월이 채 안 되는 K는 젊고 발랄한 29세의 직장생활 3년 차 웹 기획자다. K는 전직의 이유로 ‘남녀차별 없는 직장에서 프로다운 직장인 생활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입사 후 연수기간 중 K는 어느 날 몸살로 결근을 했다. 한참 급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가운데 마감 이틀을 앞두고 업무에 관련된 K의 느닷없는 결근에 사장은 도리 없이 진행을 멈추고 K의 출근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다음 날 출근한 K는 언제 결근을 했냐는 듯 사내 이메일을 통해 업무보고를 마친 뒤 마감일이 하루밖에 안 남아 모두 기다리고 있으므로 사장의 빠른 검토를 바란다는 추신을 달았다. 다른 급한 업무를 보던 사장을 한 시간 가량 기다리던 K는 기다리다 못해 사장실로 들어가 구두로 다시 상황보고를 한 뒤 내일이 마감이므로 서둘러 검토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앞뒤가 바뀐 상황에서 K의 당당한 기세에 사장은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잊은 채 화를 낼 수도 없었다고 한다.

급한 업무 추진 중에 관련 있는 직원이 결근을 하면 회사는 난감해질 수밖에. 이런 경우 반드시 사전 혹은 당일 이른 아침, 회사에 그 사실을 알려야 하며 출근 한 다음 상사를 처음 마주칠 때 한마디 정도 죄송하다는 얘기를 드리는 것도 기본 예의다. 상사는 전날 K가 그런 상황에 결근한 일에 서운해하고 있는 터다. 다음 날 출근해 사전에 인사말 한마디 없이 용무가 급하니 서둘러 검토하라고 상사를 독촉하는 것은 직장생활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자기만 생각한 매너다.

H는 어릴 때 홍콩에서 1년, 프랑스에서 1년 반을 산 26세의 세련된 용모를 지닌 신세대 여성이다. 영어를 강점으로 작은 기업에서 몇 개월 직장생활을 하던 H는 직장내 분위기가 사뭇 불안정한 것을 이유로 사표를 내고 석 달째 새로운 직장을 알아보다 우연히 가까운 친지를 통해 나에게 이력서와 개인서류를 접수했다.

나와 잘 알고 지내던 그 친지는 사실 한 달 전 내게 전화해 H가 서류를 접수할 테니 적절한 경력을 관리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부탁을 했다. 오늘내일 서류가 도착할 것 같아 기다렸으나 한 달이 지나 거의 잊을 즈음 H의 전화를 받았다. 인사말 한마디 없이 자신은 누구의 추천으로 전화를 하는데 이러이러한 배경과 장점을 갖고 있으며 어떤 회사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내가 서류를 보내달라고 하니 며칠 뒤 H는 하루 동안 3번의 이메일을 보냈다. 그 가운데 두 번째 이메일은 A4지 3장의 분량으로 자기 강점을 이리저리 강조하는 글이었고 세 번째는 자기가 당일 보낸 글을 읽은 내 의견이 궁금하니 곧 회신을 부탁하는 내용이었다.

우리는 종종 통화할 때나 이메일 글귀와 논조, 그리고 보내 온 서류를 검토하면서 해당인의 핵심역량과 장점·약점 등을 읽게 된다. H처럼 자기 사정으로 한동안 연락이 없다가 어느 날 문득 한 통의 전화와 소나기처럼 3차례 연속적인 이메일을 장황하게 보내는 것은 다른 용무도 있을 수 있는 상대방을 몰아 부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상대방과 전화를 하거나 이메일·서류를 보낼 때 상대가 답신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 배려하는 슬기로움이 필요하다.

홍승녀/ 캐리어탱고 대표 (www.careerTANGO.com)

what is the generic for bystolic bystolic coupon 2013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