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고 장자연 사망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이 당시 청룡봉사상을 받은 사실을 시인한 것과 관련해, 경찰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거세다.
31일 오후 ‘성적폐 검경개혁을 위한 공동행동’은 서울 중구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경찰과 조선일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불꽃페미액션, 녹색당 등이 참했다.
이들은 “경찰은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서 침묵하였으나 최근 홍익표 의원실에 보낸 답변서를 통해 해당 경찰관이 장자연팀에 속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면서 “해당 경찰관은 최근까지도 고 장자연 사건을 수사한 적 없다고 부인했으나, 거짓해명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들은 장자연 사건에 대해 “한때 대한민국을 뒤흔들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이었지만, 지금까지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검경의 부실한 수사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검찰과거사위원회 조사 결과 수사 대상인 조선일보 측의 사회부장이 조현오 경기지방경찰청장에게 외압을 행사했다고 인정했다는 점 뿐만 아니라, 청룡봉사상 수상자가 장자연 수사팀의 경찰이라는 점도 그 증거라고 봤다.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당시 조선일보 방 사장을 조사한 경찰은 두달 후, 방 사장에게 청룡봉사상을 받았다. 장자연씨가 사망한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2009년 6월의 일이었다. 수사 대상인 피의자의 상을 받고 승진한 경찰이라니, 경찰 조직은 수치를 모르는가?”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청룡봉사상을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룡봉사상은 조선일보와 경찰청이 공동 주관하고 실질적인 심사, 상금, 시상식 등을 조선일보 측에서 모두 준비하는 상으로, 수상한 경찰에게 1계급 특진이 주어진다.
이효린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청룡봉사상의 역대 수상자 중에서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은폐·조작한 유정방, 고 김근태 전 의원ㅇ르 고문한 ‘고문기술자’ 이근안, 1981년 부림사건 고문 가담자 송성부 등 권력에 빌붙어 인권을 유린한 문제적인 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들의 범행이 드러나 실형을 받게 된 후에도 경찰은 수상을 취소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날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어 청룡봉사상 등 정부와 민간이 공동주관하거나 민관이 단독으로 주관하는 상을 받은 공무원의 특별승진, 승진 가점 등의 인사상 특전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조선일보와의 청룡봉사상 공동주관을 폐지하라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민갑룡 경찰청장은 올해 6월 시상식을 강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