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행사 미스코리아 대회 왜 지자체가 지원하나
경북도·대구시 각 5천만원
지자체 '특산물아가씨' 행사도 5천만원선

2018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2018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수상자들 모습. ⓒ뉴시스·여성신문

미스코리아를 비롯한 크고 작은 미인대회가 ‘여성의 성상품화’라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여전히 열리고 있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지자체)의 예산도 투입되고 있다.

미인선발대회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민간이 상업적 목적으로 주최하는 ‘미스코리아대회’와, 지자체가 주도하는 ‘영광굴비아가씨선발대회’와 같은 지역 특산물과 결합한 미인대회 등이 있다. 지자체 행사가 세금으로 열리는 것은 물론, 민간행사에도 지자체 예산이 투입되고 있어 문제다.

대표적인 미인대회인 미스코리아대회는 올해 5월부터 지역별 예선을 거쳐 오는 7월 11일 본선을 앞두고 있다. 대구지역 예선전인 미스코리아대구 선발대회 개최에  대구시와 대구 동구가 각각 5000만원, 2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대구 시민단체들로부터 비판을 받았으나 예정대로 진행됐다.

경북도는 미스코리아 경북 예선 지원금으로 5000만원을 들였다. 이 예산을 받아 미스코리아 경북 예선을 진행한 성주군은 “미스코리아 경북 예선을 진행하면서 진‧선‧미 외에 ‘미스참외(참외아가씨)’를 선발했다. 이는 지역 홍보(참외 페스티벌)를 목적으로 예산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미스코리아부산 선발대회에 지난해까지 매년 500만원의 예산을 시상금으로 편성했지만 올해부터 중단했다고 밝혔다. 부산시 공보담당자는 그 이유에 대해 “내부 검토 과정에서 미인대회와 관련한 각종 논란과 부정적인 사회 인식이 있어 예산을 제외했다”고 밝혔다.

지역에서는 새만금벚꽃아가씨선발대회, 밀양아랑규수선발대회, 김천포도아가씨선발대회, 풍기인삼아가씨선발대회, 영양고추아가씨선발대회, 안동한우아가씨선발대회, 영천포도아가씨선발대회, 경산대추아가씨선발대회, 영광굴비모델선발대회, 연천율무아가씨선발대회, 사선녀선발전국대회 등이 열렸거나 열린다. 대회별로 지자체가 투입하는 예산 규모는 5000만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여성단체의 반발을 의식해 행사를 취소하는 곳도 늘고 있다. 서울 종로구는 지난 4월 15일 ‘정순왕후 선발대회’ 행사를 취소했다. 미성년자 여성에게 왕후 간택을 재연하는 등의 기획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돼서다. 그 밖에 단양마늘아가씨선발대회, 제주감귤아가씨선발대회 등 대회를 폐지하는 곳도 늘고 있다.

몇몇 지자체는 미인선발대회에 예산을 지원하는 이유를 ‘지역 홍보 목적’으로 내세우고 있었다. 경남도청 관광진흥과 담당자는 “대회에 투입하는 예산금 규모가 대구시와 비슷하다”며 구체적인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이어 “미스 경남으로 뽑힌 여성들은 ‘관광홍보사절단’으로 위촉하고 있다. 이는 경남도를 홍보하기 위해서이며 해외홍보마케팅 비용으로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백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이하 여연)는 “여성의 몸을 상품화하는 전형적인 예시가 미인대회이며, 여성의 가치를 몸이나 외모에 의해 품평 및 감상하는 인식을 공고히 하는 행위”라고 했다. 이어 “미스코리아대회 지상파 중계를 폐지시켰지만, 지금까지도 각종 지역 특산물 홍보를 목적으로 미인대회가 유지되고 있다”면서 지자체의 낮은 젠더 감수성과 지자체의 인식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인대회 예산으로 여성의 역량을 개발하거나 성평등 감수성을 높이는데 사용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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