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교장 1심서 징역 5년 선고 받아
성폭력 교장 1심서 징역 5년 선고 받아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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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충북 제천의 ㅁ초등학교. 담임 교사가 학생과 상담하던 중에 이 학생이 학교장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학부모들에게 알렸다.



학부모들은 이 사건을 접하고 피해 내용과 사후 조치 등을 요구하며 해당 교육청을 방문했으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 학부모들의 진정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 이에 분노한 학부모들은 등교거부라는 집단 행동을 하게 됐고 지역 언론이 이 사건을 집중 보도했다.



충북도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감사팀을 파견해 교사, 피해 학생을 상대로 반복된 실사를 함으로써 학부모와 교사들로부터 감사팀의 권위적인 태도와 공정성 문제로 항의를 받기도 했다.



감사팀은 피해 학생들에게 사실을 조사한다는 이유를 들어 부모의 간절한 동석 요구에도 불구하고 교사, 학부모의 접근을 막고 교실에서 혼자 피해 자술서를 반복해 쓰게 하고 감사팀 중에 한 사람은 이런 것을 문제삼아 사건화하는 것이 아이들을 위해 좋지 않다며 조용히 처리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을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 사건이 (사)청주여성의전화(회장 이재희)에 교사의 제보로 접수되고 피해 학생들을 직접 만나 상담과 법률적인 지원활동을 하게 됐다. 또한 학교장에 의한 성폭력 사건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를 구성해 피해 학부모의 사법적인 고발과 동시에 도교육청에 성폭력 가해자 이모 전 교장의 파면을 요구하는 항의 방문과 기자회견 등을 했다. 그 결과 이모 전 교장은 파면을, 제천시 교육청은 경고 처분을, 피해학교의 교감은 주의라는 징계를 받았다. 그리고 올해 4월 15일, 이모 전 교장의 사건이 세상에 고발되고 여섯 차례에 걸친 재판이 진행된 후 1심에서 징역 5년이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피해자 어린이 진술 중심 수사 극복한 첫 판례

성폭력에 둔감한 교육당국의 권위적 태도 한심






판결문에서 합의부가 밝혔듯이, 피고 이모 전 교장이 주장하는 교사와 학교장의 갈등을 학생이라는 약자를 이용해 자신을 음해하는 것이라며 전면 부인하고 있으나 학생들의 피해 진술이 약간의 피해 일자를 혼동하는 등의 신뢰성이 없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 1건의 피해상황에 대해서는 피고가 피해 장소에 없었다는 점이 인정돼 죄가 없음을 인정 - 시종일관 일관성 있는 피해에 대한 진술과 느낌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참고인인 교사의 증언으로 볼 때 피고 이모 전 교장의 죄가 인정된다는 것이었다.



이번 판결은 특히 어린이 성폭력 피해자 지원에서 한계였던 피해자 어린이 본인 진술 외에는 증인이나 증거를 확보할 수 없고 가해 성인의 협박, 위협으로 인해 반복되거나 심한 정도의 피해가 있어야만 주변인이 피해 사실을 인지하는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피해 당시의 정확한 진술을 요구하는 고소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판례라고 본다.



정확한 피해 일시에서는 몇 건이 빗나가더라도 일관된 피해 사실 주장, 꾸준한 재판 모니터를 통한 피고 변론에 대한 반박 등이 재판부가 자칫 범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성문화,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제고, 환기시키는 것이라고 본다.



반면에 이번 사건은 학교 성폭력을 대처하는 교육당국의 수준이 아직도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해 회의와 분노를 일게 했다. 외부인사로 구성돼 객관적이라는 감사팀이 비공정성과 권위적인 태도를 보였다. 특히 성폭력에 대한 이해 자체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저학년은 괜찮고 고학년은 안된다는 것이 도대체 무슨 근거, 기준인지 정말 한심스럽고, 여전히 가해자에 처리를 타 지역 인사 발령으로 대신하려 했다는 점이다.



우리 나라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고소 기피가 오히려 성폭력 발생을 부추긴다는 억측이 인정받을 정도로 ‘성’적인 피해를 드러내 정당한 배상을 받기가 어려운 사회다. 그런 점에서 기꺼이 가해자를 고소하고 - 피해자 중 2명만 고소 - 비록 몇 번의 자신과의 다짐,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대질조사를 시도했으나 “갑자기 교장선생님이 괴물처럼 보여서 달려들 것만 같았어요”하며 결국 울음으로 조사를 마친 피해 학생들의 용기와 매번 재판 모니터에 참석하며 피고측 가족의 야유와 조롱을 꿋꿋하게 맞대응하며 인내한 학부모들의 노력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



더불어 1심에서 5년이니, 2심 가면 3년 될 테고, 잘하면 무죄지 뭐 하는 피고의 기대가 확실히 무너지게 우리의 지원과 관심의 끈을 마지막까지 놓지 말아야겠다.



권우미/ 청주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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