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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의 여성정책- 도지사에게 듣는다' 두번째 순서의 주

인공은 허경만 전남지사. 법조인 출신인 허지사는 84년 IPU총회 한국

대표, 신민당 인권옹호위원장, 평화민주당 부총재, 88년 14대 국회

부의장, 김대중총재 정치담당 특별보좌역 등을 역임하는 등 풍부한

정치경력을 쌓아왔다. 허지사는 진보적 사고를 바탕으로 복지와 여성

지위 향상에 특히 많은 배려를 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전남은

여성인구 총수가 1백9만1천3백22명으로 전체 인구의 50.1%를 차지하

고 있고 이중 15세 이상 경제활동 인구가 45만7천명으로 42.7%에 이

르는 지역이다. 타 지역에 비해 다소 발전이 뒤져 있다고 생각하는

전남의 입장에선 여성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로 경쟁력 배양

의 지름길이란 기본 인식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지역발전의 핵심 교

두보로서 여성정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으며 관련 공무원들의 강한

의욕과 팀웍이 특히 돋보이는 지역이기도 하다.

-98년 5월 지자제선거를 앞두고 잔여임기가 10여개월 정도 되시는

데, 도정책 차원에서 마무리에 특히 신경쓰시고 계신 부분이 있는지

요?

"아마 살림살이와 같을 것입니다. 하나도 소홀히할 것이 없지요.

그러나 이 전남지역이 낙후된 상태에서 경쟁이 시작되었고, 따라서

타도에 비해 경제자립도도 20% 정도로 무척 낮은 편입니다. 이런 점

에서 억울한 면도 없진 않지만 부익부 빈익빈의 악순환이라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경쟁에 뒤지지 않을 구체적 방안을 강구해야만 됩니

다. 우리 쪽에서 가진 자원이 무엇인지 발굴해서 이를 최대한 활용해

야 되는데, 그 결과 여성인력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려 있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더구나 세계화 정보화 시대인 21세

기엔 여성 특유의 창의성, 유연함, 섬세함이 요구됨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강조되고 있고, 이것이 곧바로 국가 경

쟁력 배양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남도에서는 이런 시대적

상황변화에 발맞추어 능력 개발과 사회참여를 적극 유도하겠다는 기

본 방침을 세우고 있습니다."

-전남도 여성공무원들의 고위직 진출상황은 어떻습니까?

"저희 도에선 도·시·군 여성공무원 총수가 6천2백25명으로 전체 공

무원 수의 26%를 차지합니다. 개인적으론 어느 정도 남녀 성비가 균

형을 이룰 때까지 여성을 우선해서 승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

각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론 여성 자신의 개발노력이 아쉬울 때도

있고, 간혹 승진된 여성 공무원을 시·군에서 안받으려 하는 경향이

있어 시간적으로 어떻게 가능한한 빨리 투입시키느냐 하는 것이 문제

입니다. 가령, 시골 읍사무소에선 여공무원들이 막걸리 한 잔 하는

자리에 어울리지 못하고 톡톡 쏘는 경향이 있어 불만을 사기도 합니

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공직사회의 이같은 남성 중심의 분위기가

하루 빨리 바뀌는 것이 바람직하겠죠."

-현재 도에서 운영중인 각종 조직에서의 여성 참여율은 어느 정도

입니까?"도·시·군 산하의 여러 위원회에 여성위원을 위촉 확대해

가는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우선 연도별 최소 참여 목표율을

설정했는데, 97년엔 12%, 2천5년엔 30%입니다. 현재 올 상반기의 여

성 참여율은 5백9개 위원회 5천1백72명 중 5백53명으로 10.7%에 달

하고 있습니다. 목표율 조기달성을 위해 '지방행정 인센티브제'도

실시중입니다."

-지사님께서 이제까지 도민 여성들을 위해 힘써 추진해오신 정책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우선 여성정책을 발전적이고 효율적으로 전개시키기 위한 사전작

업으로 도청 조직을 재정비한 것을 들 수 있겠습니다. 지난해 1월

23일자로 여성관련 행정조직을 확대, 가정복지국을 '사회여성국'

이란 좀더 포괄적인 명칭으로 바꿈과 동시에 부녀복지과 2계 9명을

여성정책과 3계 12명으로 늘렸습니다.

또 도지사 직속으로 운영되는 '여성정책 심의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겠죠. 제가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여

성정책 수립시 좀 더 실제적인 자문을 구할 수 있는 학계, 언론, 행

정 등의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계신 21분을 위촉했습니다.

여성도민으로부터 의견수렴을 하기 위해 올해 8월 1일자로 도·시

·군·사회복지관. 여성회관 42개소에 '여성정책정보 제안창구'를

개설 운영하여 우수 제안은 검토 후 시책에 적극 반영하는 것을 방침

으로 하고 있습니다."

-각 도마다 여성발전기금 조성에 적극적인데, 전남에선 어떤 계획을

세우고 계신가요?

"여성발전기본법 제5조에 의거한 여성발전기금 조성은 저희 도에서

도 역시 큰 비중을 두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97년 4월 28일 조례를

제정하여 총 30억원을 목표로 10년에 걸쳐 매년 3억씩 적립할 것을

목표로 삼아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성회관 건립계획은 어떻습니까?

"그렇습니다. 여성들의 여가활용을 통한 전문능력 개발을 위해 시·

군별 여성회관 1개소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도, 순천,

광양, 고흥, 장성, 완도, 해남 7개 지역에 여성회관이 이미 건립돼

있는 상태이고, 올 한해만도 진도와 구례 2개 지역에 여성회관 건립

을 추진중입니다. 앞으로 시군별 실정에 맞추어 국비지원을 최대한

확보하여 연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지사님 공약 중에 여성들의 취업기회를 넓히기 위한 지원책이 있었

던 것으로 아는데, 현재 어떻게 추진중이십니까?"96- 98년에 걸친

3개년 계획으로 2천5백80여명을 대상으로 5억7천6백여만원을 지원중

입니다. 그 결과물로 지난 해 9백20명, 올해 1천30명에게 도배, 요

리, 미용, 홈인테리어, 컴퓨터 등의 전문분야를 훈련시켰습니다. 이

들 중 1백23명이 자격증을 취득했고 2백35명이 취업을 할 수 있었습

니다."-여성의 사회진출을 위해선 보육시설 확충이 절대적인데, 도

정책 차원에서 어떤 방안을 가지고 계신지요?"저희 도 역시 유아

보육시설의 지속적 확충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2백58

개소에 유아 2만1천7백90을 수용하여 보육율이 50%를 넘어섰습니다.

올해 안에 10개소를 더 확충할 계획입니다."

-세계화 시대를 맞아 여성관련 분야에서 특별히 추진중인 계획은 무

엇입니까?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일본과 올해부터 윤번제로 매해 여성단체원

과 관련 공무원들을 10명씩 교류할 것입니다.한일해협 연안 7개 시

·도·현(부산, 전남, 경남, 제주, 나가사키,후쿠오카, 사가)이 대

상인데, 그 첫번째로 10월 28- 31일까지 일본 나가사키현에서 소비

생활에 관한 국제 포럼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지사님께선 복지분야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

는데, 전남의 여성복지정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저는 특히 저소득 모자가정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모

자가정의 경제적 자립도 중요하지만 문화적 생활을 향유하는 것도 못

지않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현재는 문화의 세기 아닙니까? 그래서

이들 가정에 국비지원금에 덧붙여 도비를 확대 지원하고 있습니다.

구체적 지원사항으로는 우선 4년제 대학생부터 전문대생에 이르기까

지 1인당 1백만원의 대학입학금 지원이 있습니다. 올해엔 1백30명에

게 1백30만원을 지원했습니다. 또 모자보호시설 아동 1백40명에게 수

학여행비를 지급하고 하계캠프도 실시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일부

시·군에서만 실시하던 모자가정의 세대주 건강진단을 전 모자세대

로 확대 실시했습니다. 올해 이를 위해 1천6백88명에게 3천7백만원

을 지원했습니다.또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5명에게 작년부터 국비

월 5십만원에 도비 월 25만원씩을 추가하여 생활안정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주택 개량비나 전세금의 경우엔 국비지원 없이 도비만으

로 작년에 1천9백만원을 지원했구요."

<광주= 박이 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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