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봉알. 김구라가 누구인가? 그 두 사람이 누구이길래 이렇듯 시끌시끌한가.

B급 문화의 전령사, 욕설의 대가. 사람들은 그들의 거친 욕설에 분을 풀고 대리만족을 느낀다. 사실 난 그들과 친한 사이다. 몇 해 전 인터넷 성인 방송을 같이하면서 친해졌고 내 쇼에 나와 쏟아내는 그들의 거친 언어에 상당히 많이 당황한 적도 많다. 욕과는 거리가 먼 나로선 그들의 방송행태가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그 둘의 신봉자가 내 팬 클럽회원수의 몇 배가 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난 그들의 사회적 기대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다.

친구들 사이에서나 술 한 잔 걸치고 할 수 있을 은밀하고 걸죽한 농들을 거침없이 까발리니 숨막히며 다른 사람 눈치보며 살아 가야하는 현대인들에게 얼마나 시원하게 다가섰으랴. 한편 그들의 성공과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 둘은 나와 함께 개혁언론을 표방하는 ‘라디오 21’에서 함께 방송한다. 물론 다른 시간 다른 성격의 방송이지만.

나는 요즘 내 방송에서 가끔 욕을 한다. 대충 이렇다. “부시, 이 개,새,캬.” 뭐 이런 식이다. 사람들은 간지러운 목소리로 욕하는 내가 귀엽단다. 하하. 그러나 한편 두 사람은 얼마 전 방송에서 술을 마신 상태에서 여성을 비하하고 여성의 성기를 난도질해 논 일이 있다고 들었다. 그걸로 여성계에서 불끈 일어났고, 여성신문 기자가 이 글을 청탁했을 때 난 고민을 좀 했다. 뭐라 써도 한쪽에선 욕을 먹을테니까.

그러나 내 의견은 이렇다. 기본적으로 발끈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그건 그 둘의 방송 스타일이다. 그들의 독특한 캐릭터다. 여러 번의 실패를 통해 구축된 그들만의 방송 스타일이란 거다. 개인적으로 황봉알을 많이 만나보지만 평상시엔 대단히 모범적이고 아내와 가정을 그 무엇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며 많이 신뢰할 수 있는 놈이다. 방송에서 보여지는 그들의 모습은 그들이 만들어낸 허구의 인물이란 거다. 내가 쁘아송을 연기했듯이 말이다. 카메라 앞에선 난 내가 아니다. 그냥 그 인물에 충실할 뿐이다. 직업이며 밥줄인 것이다.

그리고 여성계에서 발끈하고 사과요구 운운하는 건 본인 스스로 ‘우린 약자다’라고 인정하는 것이다. 그럴 필요 뭐 있나? 사과하면 뭐가 달라지나!?

달리 생각해보자. 성에 대해 섹스에 대해 탁 터놓고 얘기하자는 거다. 여자 황봉순, 김구자가 나와서 “어젯밤 굵고 휘어진 바나나 까서 먹는데 이게 알고 봤더니 겉만 그럴듯하지 속은 썩어 냄새나고 힘도 없이 축축 늘어지더라. 씨발. 속았네.” 뭐 이런 식의 멘트를 하는 거다. 그것도 아주 거침없이 자연스럽게… 맞불을 놓자는 게 아니다. 그런 얘기를 하는 것에 초연해 지자는 거다.

이제 여성은 더 이상 약자가 아니다. 물론 현실은 좀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만인은 평등하고 차별 받아선 안 된다고 생각하자는 얘기다. 그런 일이 있을수록 더 대범하고 떳떳해지자는 거다. “자식들 까불고 잘 놀고들 있네. 어디 우리가 얼마나 수준있게 노는 지 보여줄까?” 이러자는 얘기다. 제대로 놀아보자는 얘기다. 황봉알 김구라 두 사람은 그걸로 밥 먹고 사는 사람이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자. 그걸 하지 말고 사과하라면 그들의 근본이 흔들리는 거다. 그러나 한편 생각해야 할 건 두사람도 영원히 B급 문화의 전령사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는 거다. 충분히 인기도 얻고 사랑도 받으니 이젠 좀 더 따뜻한 가슴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뭐가 진정 나가야할 방향인지 한 번 더 생각해서 말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남을 특히나 상대방이 약하다고 생각될 때 그걸 비웃고 깔아뭉개고 약올리고 바보 만들면 분명 잠깐 재미는 있다. 그러나 모든 즐거움이 다른 사람을 짓밟고 만들어 진다면 그것이 아무리 재밌고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대도 무슨 소용이고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이젠 좀더 날카롭고 지적이며 따뜻한 웃음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그래도 진짜 화끈하게 욕해줄 놈들은 얼마든지 깔려있다. 그놈들에게 당신들의 비수를 꽂아라. 그게 진정 두사람이 사랑 받을 수 있는 이유가 될 것이다. 언젠가 황봉순, 김구자와 맞붙어 당당해지려면 좀더 냉철해지고 똑똑해져야 할 거다. 왜냐면 황봉순, 김구자는 진짜 똑똑한 여자들일 것이므로 말이다. 그리고 라디오21은 성인 인터넷 에로 방송과는 많이 차이가 난다는 것도 잊지말고 말이다.

“봉알아, 구라씨. 우리 술 한번 합시다. 대신 집사람들과 함께 나오세요. 아셨죠? 모두들 웃으세요. 웃으며 살아도 인생은 너무 짧으니까 말예요.”

안 어울리는 말인가? 에라 나도 모르겠다. 한번 해보자. 씨발,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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