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의전화, 참여연대 등
세종문화회관 앞 기자회견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규탄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한국여성의전화 주최로 진행된 '김학의 전 차관 성폭력·고 장자연씨 사건 등 권력층에 의한 반인륜적 범죄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한국여성의전화 주최로 진행된 '김학의 전 차관 성폭력·고 장자연씨 사건 등 권력층에 의한 반인륜적 범죄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수사 미진’이 아니라 ‘수사 위법’이다.”

여성·시민단체들이 고 장자연씨 사망사건에 대해 ‘수사가 부실했으나, 재수사는 못 한다’는 결론을 내린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의 결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시민단체는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구속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사건과 장자연씨 사망 사건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촉구했다.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검찰은 사건의 실체를 파헤칠 의지는커녕 조사과정에서 진실을 규명하는 것을 은폐하고 방해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수사 부실과 외압이 있었다면 구체적으로 왜 부실수사가 이루어졌는지, 외압이 없었다면 내부에 성찰의 계기로 삼지 말고 지금 외압 의혹을 밝혀내거나 수사 권고를 해달라는 요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미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공동대표는 “강고한 남성권력 카르텔 속에서 가해자에 권력을 부여하고 여성에게는 또다시 침묵을 강요 당하도록 한 과거사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소리 높였다. 

혜진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활동가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고 장자연씨 사건을 통해 드러난 정치계, 자본, 언론, 연예계 내 성접대, 성폭력 문제 또한 여성거래를 매개로 남성연대를 다짐으로써 기득권을 공고히 하는 사회의 구조적 폭력의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찬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사회 특권층에서 일어난 이들 사건의 진실을 규명해 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정의로운 사회를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엄정한 조사 및 수사를 촉구했다.

집회에는 김학의 전 차관과 윤중천에 피해를 당한 당사자의 증언 또한 발표됐다. 증언은 조재연 한국여성의전화 인권문화국 국장이 대독했다. 피해 당사자 A는 “김학의로부터 피해를 입은 피해자임에도 검사들은 나를 마치 ‘대가성 성관계’라는 프레임을 씌워서 질문을 했다”며 “2013년에 나를 조사했던 검사들이 지금도 검사 고위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지금도 두렵다”고 말했다. 

또다른 피해 당사자 B는 “성폭력 피해자들에 진술이 가장 중요한 것인데 당시 검찰은 피해여성들의 진술을 흔들고 참고인들이 하지 않은 진술 등으로 진술조서를 꾸몄다”며 “1차 조사에선 피해사실에 대한 조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담당검사에게 사건의 진실을 진술하며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원한다고 말했다. 2차 조사 때는 제출한 범죄사실에 대한 조사 없이 동영상에 나오는 행위를 해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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