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SW 분야 여성 인력 20%대
CEO는 10% 미만
IT 업종 남성임금 대비 90% 정도
남녀 임금 격차 적어

‘K-ICT WEEK in BUSAN’ 행사장을 찾은 한 여성이 다중센서융합형 웨어러블 증강현실 플랫폼을 체험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K-ICT WEEK in BUSAN’ 행사장을 찾은 한 여성이 다중센서융합형 웨어러블 증강현실 플랫폼을 체험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전세계적으로 AI(인공지능)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하며, 향후 여성 IT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국가경쟁력의 척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하지만 지난해 우리나라 실태조사 결과, 여성인력이 차지하는 비율은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28.9%,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는 21.6%에 그쳤다. 특히 여성 CEO의 경우, ICT 분야에서 9.5%, SW 부문에서 8%로 현저히 낮아 여성 IT 인력 확대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국회 4차산업혁명포럼, 한국여성보안협회가 공동 주최해 17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개최된 ‘AI 시대 여성 IT 전사를 키워라’ 정책포럼에서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됐다.  

지은희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통계동향연구실 실장은 “AI 분야의 성별 격차는 전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세계적인 구인·구직사이트인 링크드인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AI 전문가 중 여성 비율은 22% 정도로 남성의 1/4 수준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어 “AI 인력이 가장 많은 미국이 2만8536명의 인력이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2664명 정도에 그쳐 인력이 크게 부족한 수준”이라며 “여성 AI 인재도 남성은 핵심 분야인 머신러닝, 딥러닝 분야에 많은 반면 여성은 사서, 데이터, 분석가, 교사 등에 집중돼 있어 큰 차이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문수복 카이스트 학술문화원 원장은 “우리나라 SW 산업에서 여성 종사자는 22.6%, SW 전문기술인력은 19.6%에 그치고 있다”며 “주요 OECD 회원국의 남녀임금 격차도 주요 회원국 중 가장 크며, 2017년 발표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은 남성보다 37% 정도 임금을 덜 받는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임금격차는 OECD 평균 임금격차가 14.5%인 데 비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다.

반면 지은희 실장은 “IT 관리자, 프로그래머 등 IT 업종의 경우, 여성임금이 남성에 비해 82.9% 정도로 다른 업종에 비해 높고, 관리자나 프로그래머는 대부분 90%에 가까워 남녀 임금 격차가 적은 업종이라는 점에서 여성 IT 인력을 늘리면 임금 격차 문제에도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성미영 한국여성정보인협회 회장은 “우리나라의 IT 기업 중 가장 여성 비율이 높은 네이버의 경우, 여성 비율이 41%, 임원은 24% 정도인 데도 불구하고 여성 엔지니어 비율은 미미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임혜숙 이화여자대학교 엘텍공과대학 학장은 “전국 대학의 공학계열 여학생 비율은 학부가 25.3%, 석사 21.3%, 박사 17.1%이며, 졸업 여학생 비율은 학사 22.4%, 석사 19.8%, 박사 13.4%로 더 낮은 비율”이라며 “특히 교수 비율은 자연계가 30% 정도인 데 반해 공학 계열은 5.7%로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어 “IT 인력 수급에서도 대학에서 IT 전공은 20% 남짓이지만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IT 인력은 50%가 넘어 미스 매칭이 심각하다”며 “이는 IT 전공을 하면 사회적으로 수요가 많으며, 대학교수의 경우도 소프트웨어나 전자공학 등을 하면 임용될 확률이 높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여성 IT 전사 육성을 위해 초·중·고 파이프라인 확대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수복 원장은 “최근 고등학생들도 남학생보다 여학생들이 ICT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코딩 교육을 받은 사람을 물어보니 10%에도 현저히 못 미치는 5% 정도에 불과해, ‘코드닷오그’(www.code.org) 등으로 4~6세 정도의 프로그램부터 시작해보라는 조언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최준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정책과장은 “AI·VR(가상현실)·빅데이터 등 분야의 고급 인재 부족이 전체 인재 부족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정부는 지난해부터 중학생에게, 올해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학교 수업에 반영해 진행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 핵심 분야를 선도할 인재 1만명 중 여성인재를 30% 이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일을 할 때 다른 사람과 소통을 잘 하는 인성, 매사에 긍정적인 태도, 정확한 단어 선택 등으로 상대방과 공감하는 능력 등이 가장 중요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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