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을 잠시 끊겠습니다
월경을 잠시 끊겠습니다
  • 진혜민 기자
  • 승인 2019.05.25 08:35
  • 수정 2019-05-24 16: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레나·임플라논 등
2017년 2만4천건···7년 새 4배
피임 목적이 상당수지만
생리통 완화 목적 늘어
생리통을 겪고 있는 여성.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셔터스톡
생리통을 겪고 있는 여성.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셔터스톡

전통적인 여성 피임방법으로 사용되던 루프(자궁 내 장치 삽입술)가 월경을 안 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집계한 2010~2017년 피임 목적인 자궁 내 장치 삽입술 건수(보험 적용)는 지난 2010년 7652건에서 2017년 2만 4016건으로 7년 만에 약 4배 증가했다. 본래 목적인 피임 외에 월경을 피하는 방법으로 널리 활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107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김하나씨는 ‘저 이제 생리 안 합니다. 미레나(자궁 내 삽입 장치) 시술 솔직 후기’라는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은 275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김씨는 “평소 생리통이 굉장히 심해 월경을 아예 안 하는 방법을 찾다가 시술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요즘 생리를 안 하고 싶은 분, 편한 피임을 원하는 분들이 있을 거 같아 제작하게 됐다”며 “시술을 원한다면 (부작용도) 잘 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란’이라는 여성의 재생산권을 거부하고 월경을 하지 않겠다는 논의는 아직 없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시술을 선택하는 주된 원인은 월경과 관련된 ‘통증’ 때문이며 간혹 월경 기간 중 ‘일과의 불편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레나뿐 아니라 임플라논 시술 경험담도 공개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작년 5월 여성환경연대 주관 월경 페스티벌에 참석한 래퍼 슬릭은 “공연하러 다니는 삶에서 월경의 번거로움을 겪어 임플라논을 했다”고 했다.

의료 시술로 월경을 멈추게 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호르몬 피임제’인 복합 경구피임제, 프로게스틴 단일 경구피임제, 피임 패치와 ‘자궁 내 장치’에 속하는 호르몬 루프인 구리 루프, 카일리나 등도 있다. 특히 호르몬 루프인 미레나와 호르몬 피임제인 임플라논은 더 이상 사용을 원하지 않을 경우 이를 제거하면 월경이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오고 임신도 가능해진다.

매년 자궁 내 장치 삽입술 시술이 늘어나는 원인은 생리통 치료와 함께 피임 목적으로 시술을 원하는 이들이 주를 이룬다고 의료인들은 말한다. 하지만 시술에 대한 부작용도 개인마다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한산부인과협회 이사인 원영석 정다운산부인과의원 원장은 “내원하는 여성들 중에는 치료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피임 목적으로 시술을 받는 여성이 더 많다”고 밝혔다. “루프(미레나) 시술의 경우 10명 중 9명은 피임을 목적으로 한다. 그중 한 명은 이왕이면 피임과 동시에 생리통을 완화시키는 목적으로 하기도 한다”고 했다.

인위적으로 월경을 하지 않는 것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신정호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의학적으로 기구나 약을 사용하여 생리를 안 한다면 건강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술 부작용에 대해서는 “미레나 같은 경우 ‘부정기적 출혈’이 있다는 것이 문제다. 두 번째 문제는 초기 약물 용량이 높아 개인차로 초기에 메스꺼움이나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시술과 여성암과의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는 없지만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건국대 몸 문화연구소 윤김지영 교수는 월경을 하지 않으려는 여성들이 늘어나는 사회적 현상에 대해 “그동안 여성들은 월경이라는 상황을 견디는 것 말고는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었지만 이제는 ‘월경 안 할 권리’로 인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아가 어떻게 하면 건강에 부담 없이 시술을 할 수 있을지 얘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건당국도 정책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50 (3가 222번지) 골든브릿지빌딩 1층, 9층
  • 대표전화 : 02-318-93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준철
  • 제호 : (주)여성신문사
  • 사업자등록번호 : 214-81-03304
  • 대표이사 : 김효선
  • 발행·편집인 : 김효선
  • 여성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여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wome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