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 몰랐다” 사과
여야4당, 여성단체
“단순 막말 아니다”비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대구 달서구 성당동 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대구 달서구 성당동 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달창’ ‘문빠’ 등으로 지칭한 것에 비판이 거세다. 나 원내대표는 11일 대구시에서 개최한 자유한국당 장외집회 발언 중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달창’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논란의 표현인 ‘달창’은 ‘달빛창녀단’, ‘문빠’는 ‘문재인 빠순이’의 줄임말이다.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등에서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발언이 논란이 되자 나 원내대표는 12일 기자단에 메시지를 보내 “저는 오늘 문재인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자를 지칭하는 과정에서, 그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쓴 바 있다. 결코 세부적인 그 뜻을 의미하기 위한 의도로 쓴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인터넷상 표현을 무심코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과 역시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13일 한국여성단체연합을 포함한 34개 여성단체는 “정치인들의 막말 대찬치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제1야당 원내대표가 극우성향 인터넷커뮤니티(일베)에서 사용하는 여성에 대한 혐오표현을 공개적인 대중집회에서 사용한 것은 단순한 실수로 넘어갈 문제가 결코 아니다”라면서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정치인들은 우리 사회의 여성에 대한 혐오표현 확산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철저한 성찰과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야4당도 “도를 넘었다"며 일제히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여성의원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나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최악의 여성혐오·비하 표현을 사용했다. 막말을 넘어선 심각한 언어폭력”이라면서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국민과 여성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나 원내대표가 여성혐오 표현까지 의미를 모르고 쓰게 된 상황은 부끄러움과 사과만으로 그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공개적인 집회에서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단순한 막말 사태가 아니고 언어성폭력이고 웬만한 사람은 사석에서도 뱉지 않는 말”이라면서 “나 원내대표는 언론인이 아니라 여성들에게 사과하고 자신의 발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나 원내대표를 향한 비판에 대해 “단순히 실수로 언급된 발언에 대해 기다렸다는 듯 인권유린이니, 성폭력이니 하며 혐오사이트 이미지와 극우 프레임까지 씌우기 위해 사태를 확산시키려는 정치적 공세”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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