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정국 1호 여성 법안은 ‘공창제 폐지’였다
해방정국 1호 여성 법안은 ‘공창제 폐지’였다
  • 진주원 기자
  • 승인 2019.05.22 08:28
  • 수정 2019-05-30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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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 제헌 국회 개원 전
설립된 과도입법의원서 여성 4명
선출직 여성 할당제 주장도
‘축첩자에게는 투표하지 않는다’
1948년 5월 10일 남한 단독선거 당시 투표 모습 / 국사편찬위원회
1948년 5월 10일 남한 단독선거 당시 투표 모습 / 국사편찬위원회

 

해방 후 대한민국에서 제정됐던 여성 관련 1호 법안은 1947년 8월 8일 통과된 ‘공창제 폐지령’이다. 1948년 5월 31일 대한민국 제헌국회 개원 전 이미 18건의 법률이 가결됐다. 1945년 해방 직후 시작된 미군정체제가 정부의 한 형태로 운영한 남조선과도입법의원(이하 과도입법의원)에서 이루어진 일이다.

공창제 폐지령 입법은 누가 주도했을까. 여성 정치인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948년 5월 제헌국회에는 여성이 한명도 없었지만, 1946년 12월 과도입법의원에는 총 90명 중 여성이 4명이나 포함됐다.

여성이 입법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과도입법의원 구성 과정에 여성단체들의 적극적인 요구가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여성참정권을 주장했고, 입법의원에 최소한 여성이 1/3 대표되어야 함을 주장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결국 미군정은 선출직인 민선의원 45명 외에 관선의원 45명 중 여성 4명을 참여시켰다. 황신덕(독립촉성애국부인회), 박승호(독립촉성애국부인회), 신의경(여자기독청년회), 박현숙(여자국민당) 등 우익 여성단체 여성들이었다.

박현숙 의원은 일제식민지 시기 독립운동과 여성운동을 했으며 해방 후 1946년 남조선과도입법의원으로 참여한 후 1958년 제4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박현숙 의원은 일제식민지 시기 독립운동과 여성운동을 했으며 해방 후 1946년 남조선과도입법의원으로 참여한 후 1958년 제4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성 과도입법의원들이 주력했던 사안이 공창제 폐지와 여성의 선거권 문제다.

공창제도 폐지령은 박현숙 의원이 발의한 것으로, 남조선과도입법의원이 여성관련 법안을 통과시킨 유일한 사례로 기록됐다. 남조선과도입법의원이 처리한 법률 총 33건 중에서 통과된 18건 중의 하나이다. 군정법률 제7호인 공창제도 폐지령은 ‘일정 이래의 악습을 배제하고 인도를 창명하기 위하여 남녀평등의 민주주의적 견지에서 공창제도를 폐지하고 매춘행위를 금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에 따라 ‘윤락업창기가업의 허가 및 동영법조합 설치의 인가’에 관한 조선총독부 경무총독부령 제4호의 효력도 사라졌다.

또 여성 과도입법의원들은 보통선거법 제정과정에 참여해, 여성할당제인 여성‘편법(便法)’이라는 특별취급안 실시를 제안하기도 했다. 266석 중 22석을 여성에게 배분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입법에 수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1919년 임시정부가 수립될 때부터 명시해 온 ‘보통선거’를 골자로 한 입법의원선거법을 제정해 1948년 5월 10일 제헌 국회의원 총선거의 토대를 마련했다. 남녀 구별없이 23세 이상의 선거권, 25세 이상의 피선거권을 보장한 최초의 민주 선거이다.

이들 여성들을 포함한 22명이 제헌국회 선거에 출마했으며 ‘여성은 여성에게’ ‘축첩자에게는 절대로 투표하지 않는다’ 등의 구호를 외쳤으나 전원이 낙선했고 박순천은 ‘홀아비 국회’로, 고황경은 ‘한 눈을 잃어버린 외눈퉁이 국회’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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