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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여성 그리고 성매매

지난 4월 1일~3일, 부산에서는 일본군 성노예 문화제가 열렸다. 이번 일본군 성노예 문화제의 주제는 전쟁, 여성 그리고 성매매이다. 전쟁과 성매매를 키워드로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풀어낸다는 것은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정신대나 종군위안부 혹은 민족의 부끄러운 역사로 갇혀 있던 위안부 문제를 끌어내어 성노예 피해여성으로서 인식하는 문제는, 단순히 청산되지 못한 역사를 말하기보다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성매매 문제와 연관지어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미국의 패권과 석유를 위한 대 이라크 전쟁에 대한 반대를 더더욱 소리 높여 외쳐야 할 필요성을 알게 된다. 나눔의 집 김순덕 할머니의 말씀처럼 ‘전쟁나면 제일 먼저 피해를 입는 사람은 여성’이기 때문이다.

할머니, 할머니, 우리 할머니

이번 행사를 위해 경기도 나눔의 집에서 내려오신 할머니들은 부산까지의 먼 걸음에 많이 피로하고 지친 기색이었지만 아직까지도 소녀 같은 미소를 지으며 우리들의 등을 토닥여 주셨다. 대구에서 오신 김분선 할머니는 내 손을 꼭 잡으며 따뜻한 손을 잡으면 놓고 싶지 않다고 웃으셨다.

두 시간 동안이나 증언을 해 주셨던 역시 대구의 이용수 할머니는 자신의 지난날에 눈물짓다가도 학생들이 이런 얘기를 들어줘서 고맙다며 인사하는 학생들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일일찻집에서 열린 소리패의 공연에 함께 박수를 치고 추임새를 넣으며 즐거워하던 할머니들의 모습, 할머니의 해맑은 웃음은 세월로도 치유하기 힘든 상흔이 조금은 아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측의 안일한 대응과 일본 정부측의 태도는 여전히 할머니들에게, 그리고 우리들에게 실망만 안겨줄 뿐이다. 최근에 시모노세키 재판의 최고심에서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대한 항소를 재고의 가치가 없는 문제라며 기각해버린 일본 법정의 태도는 우리를 더더욱 절망에 빠트렸다.

우리들을 위한

Don't forget to remember

지난 1월 27일에는 부산에서 김연이 할머니께서 돌아가셨고, 3월 27일에는 광주의 윤애자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남은 날을 바라보는 할머니들의 시선은 암담하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는 피해여성인 할머니들에게 있어서는 지나간 상처의 기억과의 싸움이자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11년이 넘도록 빠짐없이 일본 대사관 앞에서 매주 수요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할머니들의 모습 속에서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지나간 전쟁의 기억이 얼마나 커다란 상처로 남는지 우리는 똑똑히 알고 있다. 때문에 할머니들이 외치는 반전은 우리들의 절실한 외침이기도 하며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기억한다는 것은 바로 우리들의 의무이다. 지난날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할머니들과 함께 이제 우리가 그녀들의 역사(HerStory)를 다시 쓸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정희/ 부산대 여학생잡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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