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교수 진입 막힌 국공립대… “올드보이 카르텔” 깨야
여성 교수 진입 막힌 국공립대… “올드보이 카르텔” 깨야
  • 이하나 기자
  • 승인 2019.05.08 13:09
  • 수정 2019-05-11 0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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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대 여성교수 비율 16.4%
사립대 28%의 절반 수준
채용 과정서 밀어주는
남성 연대 영향 커
대학 내 의사결정 과정에
여성 대표성 확대해야
지난 2월 20일 서울의 한 대학교 학위 수여식에서 졸업생들이 학사모를 던지고 있다. ©뉴시스
대학 여학생 비율이 절반을 넘어섰지만 여성교수 비율은 20%대에 머물러 있다. 특히 국공립대 여성교수 비율은 15.6%로 사립대보다 적다. 사진은 지난 2월 20일 서울의 한 대학교 학위 수여식에서 졸업생들이 학사모를 던지는 모습. ©뉴시스

 

대학 내 여학생 비율이 51.2%, 여성박사 학위 취득자가 약 37.8%에 달하는 시대다. 그러나 국공립대 여성교수 비율은 16.4%로 터무니없이 낮다. 사립대는 전체 전임교원 중 28.6%가 여성으로 채워진 것과 비교하면 국공립대의 변화는 더디기만 하다(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 2018 교육통계서비스). 정부가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2018-2022)을 통해 국공립대와 사립대 여성교수 비율 격차를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의무’가 아닌 ‘권고’에 머물러 있다.

2018년 교육통계를 보면 4년제 국·공·사립대 교원(총(학)장·교수·부교수·조교수)은 총 6만6863명이다. 여기서 여성교수는 1만5656명, 23.4%다. 총장은 173명 중 여성이 13명(학장 7.5명)으로 국립대와 공립대에에는 전혀 없다. 특히 국립대 여성 전임교원 비율은 15.8%, 교수가 12.6%, 부교수가 20.3%, 조교수가 25.3%다. 공립대 전임교원 중 여성 비율은 14.5%로 더 떨어진다.

여성교수는 여학생들에게 선배로서 롤모델이자 조력자의 역할을 한다. 대학 내 여학생 비율이 절반을 넘고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 중 여성 비율이 2000년 20.5%에서 2018년 37.8%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교수’라는 꿈을 가지는 여성들이 늘어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국공립대는 공공기관으로서 우리 사회 성평등 문화 확산에 동참해야 하는 의무를 지닌다.

그러나 대학교수직의 성불평등 논란은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는 2003년 국공립대 여성교수 채용목표제를 도입했고 2007년에는 3년 안에 국공립대 여성교수 비율을 20%로 끌어올린다는 ‘여성정책기본계획’(2008~2012년)을 발표했다.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국공립대 여성교수 비율 20%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국공립대 여성교수 비율을 늘리기 위해 강제성을 띈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현재 교육공무원법(제11조5)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대학의 교원 임용에서 양성평등을 위하여 필요한 정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학은 교원 임용 시 계열별로 임용 목표비율을 정하는 등 특정 성별에 편중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하고, 추진 실적을 매년 교육부나 지자체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강제할 법적 제재 수단은 없다. 대학의 자발성에 기대는 지금의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와 박효원 성균관대 선임연구원은 『여성연구』 2019년 1호에 실린 ‘국공립대 여성교수 현황 분석 및 비율 확대 방안 탐색’ 논문을 통해 국립대 교수 신규채용에서 다수의 보직자, 학과 교수가 남성이라며 “여성에 대한 편견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조한 여성교수 비율의 원인으로 남성을 선호하는 대학 분위기, 여성에 치중되는 가사·돌봄 기능, 올드 보이즈 네트워크(Old Boys Network) 문화를 꼽았다. 올드 보이즈 네트워크는 비공식적 네트워크를 통해 학교 남성 동문끼리 인사 과정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교수 임용 과정에서 남성 연대는 영향력을 발휘한다. 한 사립대 여성교수는 “형, 동생으로 이어진 남성 사회의 올드 보이즈 네트워크가 교수사회로 이전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대학신문에 따르면 서울대 공대가 여성교수 임용에 참여한 한 남성교수는 “여성 교수가 논문이나 연구 실적이 좋은 경우도 많지만 막상 남녀가 동시에 지원했을 때, 비슷한 조건이라면 인사위에서는 남성을 뽑는다”며 “‘여성만’이란 전제조건이 없으면 여성을 뽑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박남기 교수와 박효원 연구원은 교육공무원법(제11조5)을 토대로 각 대학에게 세부목표를 세우고 잘하면 인센티브, 못하면 컨설팅과 제재를 하는 방안을 추가하는 안을 제안했다. 또 교수 비율이 특정 성에 2/3 이상으로 임용돼 있다면 ‘여성만’ 채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서울대 공대가 72년 만에 처음 여성교수만을 임용한 것을 예로 들었다. 임용·정책과정 전반에 여성 대표성이 확대돼 대학 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대변되는 기반이 구축돼야 하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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