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약 70%, 강력범죄 피해 불안해
서울시, 경기도 등 앱 이용 지역 확대
‘안심이’ 앱 5개월 간 이용자 수 증가

서울 성동구청 스마트도시 통합운영센터에서 열린 '안심이 전 자치구 확대 현장시연 행사'. ⓒ뉴시스·여성신문
서울 성동구청 스마트도시 통합운영센터에서 열린 '안심이 전 자치구 확대 현장시연 행사'. ⓒ뉴시스·여성신문

중학교 2학년생인 A양(14)은 수학학원을 마치고 혼자 골목길을 지날 때면 항상 엄마와 통화를 하며 길을 걸었다. 혹시라도 있을 범죄를 피하고 취객 등 행패도 걱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시 ‘안심이’ 앱을 깐 뒤로 더 이상 통화할 필요가 없어졌다. 위급한 상황이 오면 버튼을 누르거나 스마트폰을 흔들면 112로 신고되기 때문이다.

강력범죄가 증가하면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정부 등에서 운영하는 호신앱을 설치하는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 호신앱은 남녀노소 누구나 설치할 수 있다.

검찰청 통계 분석 결과, 전국 여성 대상 강력범죄는 2017년 전년 대비 10.3%나 늘었다. 또 서울시가 지난 1월 발표한 ‘2018년 서울시 성인지 통계’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여성의 71.9%가 범죄피해 발생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강력범죄 피해자 중 90%가 여성이기 때문에 불안감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서울시의 호신앱인 ‘안심이’는 최근 이용건수가 뚜렷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지난 2017년 5월 앱을 서울 4개 자치구에서 시범 운영한 후 지난해 10월 말 전 자치구로 확대했다. 이후 5개월 동안 신규 회원 1만3397명이 가입했고, 총 2만349건의 다운로드가 이뤄졌다. 이용 서비스별로는 △긴급신고 4028회 △귀가모니터링 5159회 △스카우트 681회 등 총 9868회가 이용됐다.

안심이 앱은 자치구별로 운영하고 있는 통합관제센터가 서울 전역의 약 4만대 CCTV와 연계해 현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긴급 호출이 올 경우, 이용자와 통화해 비상 상황의 경우, 112로 재빨리 연결해준다. 서울시 관계자는 “112에 신고를 해도 지역 경찰서에서 순찰차로 넘기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우리는 관제센터에 1명의 경찰이 24시간 근무해 사건현장에서 가까운 순찰차에 무전으로 바로 연결해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관제센터에서 CCTV를 통해 이동동선을 보면서 이용자가 어디로 가고 있는 지 모니터링하고 순찰차와 무전기를 통해 계속 위치를 전송해줄 수 있다. 안심이 앱을 사용하는 사람이 옆 사람의 문제를 발견해 대신 신고한 경우도 있었다.

서울시는 최근 안심이 앱 활성화를 위해 현대오일뱅크와 업무 제휴를 맺고 신규 등록자 3만명에게 3000원 주유쿠폰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라미란·이성경 주연의 영화 ‘걸캅스’가 여성 안전을 주제로 해 해당 영화사와 공동으로 ‘여성안심 서울’ 캠페인도 전개했다. 안심이 앱 등 이용후기를 남긴 이용자 중 선정된 사람에게 ‘걸캅스’ 예매권을 증정했다.

국내 최초로 ‘스마트폰 안심귀가서비스’를 선보인 안산시는 지난해 경기도 내 7개 도시인 안산, 안양, 시흥, 군포, 광명, 과천까지 서비스를 확대한 데 이어 10일부터 부천, 하남, 동두천, 양평까지 11개시로 확대한다.

안산시 관계자는 “이전에는 앱을 안산에서만 사용했는데 이용자가 지역을 벗어나면 서비스가 어려웠다”며 “앞으로 더 다양한 지역에서 앱으로 요청할 수 있어 여성 안전을 더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전귀가서비스는 앱을 실행하면 사용자의 위치 정보가 자동으로 안산시통합관제센터와 미리 등록한 보호자에 전달된다. ‘위급상황 버튼’을 누르거나 스마트폰을 흔들면 통합정보센터와 보호자의 휴대폰에 경보음이 울리며, CCTV 확인을 통해 경찰이 현장에 출동할 수 있다.

위기 상황에 직접 경찰청으로 신고되는 ‘112 긴급신고 앱’도 이용이 늘고 있다. 이 앱 사용자인 B씨는 “테스트 신고를 잘못 눌렀는데도 경찰분들이 현장에 바로 출동해 긴급 상황시 믿고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후기를 남겼다. 긴급 문자신고는 버튼을 3초 누르면 5초 후 자동으로 이뤄지며, 사용자의 위치와 짧은 녹취 기록이 자동 전송된다. 앱에는 사이렌 소리를 내는 기능도 있으며, 다른 사람과 통화하는 것처럼 꾸며주는 ‘페이크 콜’, 가까운 경찰서 찾기 기능도 있다.

삼성화재와 오픈잇이 공동 운영 중인 ‘SOS 누르미’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앱은 위젯을 5초간 누르거나 전원 버튼을 3번 누르면 구조요청 메시지를 112와 119로 동시에 발송해준다. 또 호루라기 버튼을 누르면 경보음이 울리며, 정해진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으면 보호자에게 메시지를 보내주는 ‘안심귀가’ 기능도 제공한다. 이외에 인터넷 사기 조회, 날씨 조회 등 생활 편의 기능도 제공한다.

가족, 친구들과 위치 공유 및 출발·도착 알림이 가능한 ‘세이퍼웨이’ 앱도 인기를 얻고 있다. 위험 상황시 ‘도움 요청’ 버튼을 누르면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과 위치 정보가 가족, 친구들에게 공유된다. 또 비상시 비명을 지르거나 소리 줄임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도움 요청이 보내진다.

하지만 이 같이 좋은 취지의 무료 호신 앱도 아직까지는 기능적인 문제들이 있어 결함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안심이 앱의 이용자들 중에 주소 검색이 잘 안 된다는 지적과 신속한 신고를 위해 위젯을 지원해달라는 요청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휴대폰을 잘못 흔들어 신고됐다는 평가도 있었는데 서울시는 “사전에 흔들기 횟수 및 세기를 조절할 수 있어 자신에 맞는 강도를 설정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또 앱 사용을 위한 추천기기라고 나온 모델들이 대부분 고가 폰이고 보급형 기기에서는 제대로 작동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