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단계 피해 판정시 보상 못 받아
피해자 전신질환 인정 및
피해 단계 구분 철폐 등 요구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이재성씨가 전신질환 인정·판정기준 완화, 피해단계 구분철폐를 요구하는 삭발식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이재성씨가 전신질환 인정·판정기준 완화, 피해단계 구분철폐를 요구하는 삭발식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가습기 살균제 유족 등 피해자들이 전신질환 인정과 판정 기준 완화를 촉구하며 삭발식을 하고 청와대에 호소문을 전달했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은 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가습기넷은 “정부는 피해자를 피해자로 인정해 달라”며 “피해 단계 구분을 철폐하고 현행 판정 근거를 명확히 밝혀달라”고 말했다. 

가습기넷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조사 결과를 받은 피해자 5435명 중 대표적 인정 질환인 폐질환을 인정 받지 못해 공식 지원을 받지 못하는 3·4단계 피해자는 91.3%에 달하는 4961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참사에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부가 폐질환 중심의 피해 판정을 고수하는 것은 살인물질을 만들어 판 기업들의 범죄행위에 면죄부를 쥐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피해자 전신질환 인정 △판정 기준 대폭 완화 △피해 단계 구분 철폐 △현행 판정 근거 공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를 위한 TF팀 구성 △한달에 한 번씩 피해자를 위한 정례보고회 개최를 요구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유족 등도 발언에 나섰다. 

조오섭씨는 “죽어가는 피해자들은 힘이 없다. 기업들만 잘 살고 있다”고 말했다. 

조오섭씨의 자녀는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 제품 사용자로 지난달 25일 숨졌다. 아내 또한 2012년 폐질환으로 사망했으나 4단계 판정을 받아 사과와 보상을 받지 못했다.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피해 수준이 높은 편으로 분류된 1·2단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외 3단계(가능성 낮음)·4단계(가능성 없음)·5단계(판정 불가)로 분류하고 있다. 

이날 피해자들과 유족 등은 청와대에 서한을 전달하기 앞서 삭발식을 진행했다.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 제품을 사용해 피해를 입었다고 밝힌 이재성씨와 박수진씨 등이 삭발에 나섰다. 

가습기넷에 따르면 현재까지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사망자는 1403명, 피해자는 6389명이다. 정부로부터 구제 급여 대상인 1·2단계 피해 판정을 받은 이들은 47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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