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하다 끊은 전화
올 1분기 86만건…67.5% 늘어
상담원들 “감정노동 더 심해져”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의 전화상담원들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의 전화상담원들

“선생님 불편드려 죄송합니다.”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전화상담원들은 이 말을 입에 달고 산다. 1350 전화로 취업에서 실업급여, 임금체불 등 다양한 상담을 제공하는 기관으로, 정부의 고용노동정책이 강화되면서 상담전화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전화상담 건수는 270만건으로 지난해 2018년 1분기에 비해 약 10만건이 증가했다. 하지만 상담인력은 그대로다. 때문에 민원인이 응답대기로 포기한 건수가 올해 1분기에만 86만여 건이다. 전년 같은 기간에 응답대기 포기는 51만8천건으로 67.5%가 증가한 것이다.

현재 고객상담센터 홈페이지에는 ‘1350 전화량이 많을 경우, 안내멘트없이 종료가 되거나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멘트 송출 후 종료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안내창이 뜬다. 이용자 불편이 크게 발생하고 있는 한편 전화상담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역시 전화량이 폭주하고 있음을 파악한 상태다.

고용노동부 울산고객상담센터에서 근무하는 김미경 전화상담원은 “민원인 중에는 40분간 전화를 기다렸다고 항의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고용노동부가 친절한 상담서비스를 요구하고 있지만 상담전화가 급증하면서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고 민원인들이 장시간 통화 대기를 하다가 연결되면 거세게 항의하는 등 만족도도 낮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전화상담원들은 감정노동의 강도에 더 많이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광주고객상담센터에서 근무하는 이슬기 전화상담원은 “민원인들에게 더 좋은 상담을 해주고 싶지만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전화를 받다보니 업무강도가 높고, 항의전화가 많아 감정노동에 시달린다”고 했다.

전국여성노동조합 전화상담원지회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정부의 다양한 고용노동정책이 진행되면서 민원 서비스 요구와 문의전화가 크게 늘어난 탓”이라고 주장했다.

업무량이 계속해서 늘고 있지만 상담인력은 그대로다. 이들은 상담인력을 충원하거나 현재 4.5시간제 근무를 희망자에 한해 전일제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고용노동부는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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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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