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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최순영, 최현숙, 이선희, 홍승하, 손이 덕수, 고은 광순, 고희림, 오정례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진보진영 여성 후보군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여야 국회의원이나 지구당위원장 등 ‘현역’들이 일찌감치 지역 굳히기에 들어간 것에 견줘 늦은 감이 있지만, 이들보다 앞서는 참신함과 개혁성을 무기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몇몇 군소 정당과 정당 추진세력을 뺀 민주노동당과 개혁국민정당 소속 후보군 가운데 17대 총선을 내다보고 있는 이는 이미 30여명을 넘는다. 두 당 모두 잇단 지구당 창당·개편대회를 앞두고 있어 숫자는 얼마든지 늘 수 있다.

노동운동가 ‘보고’, 민노당

▲민주노동당 = 지난해 지방의회 선거에서 일약 ‘제3당’으로 떠오른 뒤 대선에서도 선전한 민주노동당(대표 권영길)은 이미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대표적 진보정당. 이념과 정책이 ‘선명’한 여성 후보를 가장 많이 보유한 정당이기도 하다.

현재 당 부대표와 서울시지부장을 함께 맡고 있는 김혜경씨는 민노당의 대표적 여성 주자. 당 안팎에서 서울 주요 지역구 출마를 권하고 있다. 김 부대표는 69년 도시빈민운동을 시작, 70년대 민중운동을 이끌었던 천주교 산업사목위원회 총무를 10년 동안 맡았던 인물.

김 부대표는 76년 전국 최초로 난곡에 의료협동조합을 만들었고, 85년엔 천주교도시빈민회를 만드는 등 일생을 빈민운동에 몸바쳤다. 이 덕으로 줄곧 살던 관악구에서 1·2대 구의원을 지냈고, 이 때도 관악사회복지 이사장으로 7년 동안 봉사했다.

70년대 노동운동의 선봉으로 불린 YH무역 노조위원장을 지낸 최순영 부대표도 관록의 활동가. 비영리 보람탁아소 원장으로 보육운동, 한국·부천여성노동자회 회장으로 노동운동을 했고, 91년부터 부천시의회 의원을 두 번 지냈다.

최 부대표는 부천 출마가 유력하다. 부천은 지구당 활동이 모범적이고, 민노당을 지지하는 노동자들이 밀집한 곳인 만큼 내년 총선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당 안팎의 판단이다.

‘여성주의 전도사’로 불리는 최현숙 여성위원장은 금천지구당 위원장을 맡아 여성관련 업무와 지역구를 함께 관리하는 억척 간부다. 이달 초 당 대회 때 반대파를 설득해 여성관련 정당·정치개혁방안을 끝내 관철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주변에서 금천 출마를 강하게 권하고 있지만, 당사자는 아직 묵묵부답. 최 위원장은 “좀 더 두고보자”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상태.

총선 준비 개혁·민노 30여명 물망

잇단 지구당 창당…지역탐색 활발

당 중앙위원과 시도지부 간부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심상정 중앙위원은 80년대 초 구로동맹파업을 이끈 ‘전설적’ 노동운동가로 전노협 쟁의국장, 민주금속연맹 사무처장, 전국금속노조 사무처장 등을 지낸 현장파다. 서울 출마가 예상된다.

현역 지방의회 의원들도 ‘상황에 따라선’ 여의도로 일터를 옮길 수 있는 예비 후보군이다. 김민아 전북도지부 여성특위 위원장은 현재 전북도 의원을 하고 있는 서른네 살의 젊은 신예. 외대를 졸업한 뒤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 여직원회 회장을 지냈다. 광주에서 노동운동을 하다 진보정당추진위 광주지부 사무국장을 지낸 윤난실 광주시지부 부지부장도 민노당의 대표적 여성 정치인.

마창 여성노동자회 회장 출신인 이경숙 경남도지부 부지부장은 경남여성회 회장, 경남여연 대표를 지내 노동계와 여성계에 두터운 인맥을 갖고 있다. 현직 경상남도 의원이다. 박주미 부산시지부 부지부장은 부산에서 천주교 노동운동을 해 온 이로 부산시 의원을 하고 있다.

현역 지방의원도 후보군 합세

울산시 의원인 홍정련 울산시지부 부지부장은 현대중공업 노동자가족협의회 회장 출신이다. 세 사람 모두 현역 지방의원이어서 행정경험과 진보적 시각을 함께 갖춘 이로 내년 총선에 도전장을 던져볼 만한 인물들이다.

9명의 여성 지구당위원장들도 주목받고 있다. 서울에선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련 정치국장 출신의 이선희 서울시지부 부지부장, 김혜련 중랑갑 지구당위원장, 이선희 종로지구당 위원장, 홍승하 영등포갑 지구당위원장, 정현정 서대문갑 지구당위원장 등 5명이 발로 뛰고 있다.

경기도에선 동수원병원 노조위원장을 지내고 보건의료노조 경기본부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박미진 안산시 상록구 지구당위원장, 약사 출신으로 성남시 수정구 지구당위원장인 김미희씨, 김현정 성남시 분당구 지구당위원장이 활약하고 있다. 현장 노동자에서 동화작가, 구성작가로 변신한 고수정 춘천시 지구당위원장도 주목의 대상.

▲개혁국민정당 = 지난해 대선 뒤 대중적 인기를 모으고 있는 정당인 만큼, 여성 후보군도 쟁쟁한 ‘거물급’이 많다. 고은광순 서울 서초갑 지구당위원장, 손이덕수 전국여성회의 위원장이 주인공.

노사모 축소판이랄 수 있는 팬클럽 ‘고은사람들’까지 거느리고(?) 있는 고은 위원장은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박원홍 의원(서초갑)의 아성에 도전하겠다며 당당히 나선 상태. 최근 ‘서초에선 여성이 한나라당을 꺾을 수 없다’는 남성들의 딴죽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으나, 그의 명성을 따를 이가 없다는 게 주변의 평이다. 특히 ‘고은사람들’에는 고은 위원장 못지 않은 경력과 재주를 가진 여성들이 참여하고 있어 그 자체로 여성 정치인 ‘양성소’로 거듭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학계와 여성단체, 행정부·청와대를 두루 거친 손이 위원장도 개혁당의 핵심 주자다. 한국여성의전화 공동대표, 매매춘근절 한소리회 대표 등을 지냈고, 95년부터 대구효성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부교수로 일해 온 복지 전문가. 당사자보다 주변 사람들이 서울 출마를 강하게 권유하는 상황이다.

대구, 고희림·이태정 위원장 출사표

현재 서울에서 둥지를 튼 지구당위원장은 고은 위원장을 비롯, 모두 7명. 최근 창당대회를 마쳤거나 앞두고 있는 흥사단 출신의 경영숙 양천갑 지구당위원장, 변혜원 노원갑 지구당위원장도 총선전에 뛰어들었다. 김근화 마포갑 지구당위원장, 김수진 강남을 지구당위원장, 이지숙 서초을 지구당위원장도 일찌감치 선거전에 나선 이들. 정순영 도봉갑 지구당위원장도 함께다.

고희림 달서갑 지구당위원장, 이태정 달서을 지구당위원장이 대구에서 최근 지구당 개편을 마치고 합류했다. 경기도에선 원미선 용인을 지구당위원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당내 전국여성회의 부의장 경선에 나선 김영희씨도 총선 출마 가능성이 높은 인물. 민주당 여성전문위원 출신으로 법학박사 학위를 갖고 있다. 함께 출마한 이순녀 노동위원회 부위원장도 보험모집인 합법화운동을 벌일 때 보였던 추진력이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얻고 있다.

90년대 초 민중당 전주시 지구당에서 일했고, 두 번이나 전주시 의원을 지낸 오정례 집행위원도 고은 위원장과 함께 대표주자로 꼽히는 이다. 지난해 대선 때 노무현 후보 전북지역 여성특보를 지냈고, 전북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만큼, 전주 출마를 예상하고 있다. 27살의 젊은 이학도 출신 집행위원 윤선희씨도 차세대 정치인으로 일찌감치 인정받은 재목이다.

배영환 기자ddarijoa@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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