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비장애 넘어 음악의 세계로 ‘페스티벌 나다’
장애·비장애 넘어 음악의 세계로 ‘페스티벌 나다’
  • 김서현 기자
  • 승인 2019.05.09 17:34
  • 수정 2019-05-09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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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시각·지체 등 배려한 베리어프리존
수어통역사·자막 제공
‘페스티벌 나다 2109 서울’공연이 2일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 홍대 라이브 홀에서 열려 밴드 크라잉넛이 공연하고 있는 가운데 자막서비스와 수어통역이 지원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페스티벌 나다 2109 서울’공연이 2일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 홍대 라이브 홀에서 열려 밴드 크라잉넛이 공연하고 있는 가운데 자막서비스와 수어통역이 지원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모든 조명이 꺼지고 일순간 공포가 엄습했다. 곁에 누가 서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어둠 속에서 현기증을 잠깐 느꼈다. 곧 크라잉넛의 ‘룩셈브루크’가 울려퍼졌다.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리고 몇 배나 더 예민해진 청각에 마치 음악 속에 완전히 전신이 녹아 흩어진 듯 했다. 가수의 노래를 따라부르는 사람들과 그들의 발구름에 비로소 안도감을 느꼈다. 불이 켜지고 네 번째 ‘암전공연’이 끝났다. 관객들은 연신 “앙코르!”를 외쳤다. 크라잉넛의 뒤 화면에 ‘앙코르’ 자막이 떠오르고 수어통역사가 연신 손을 움직였다. 크라잉넛은 앙코르 두 곡을 연달아 더 불렀다. 

장애인도 즐길 수 있는 베리어프리(Berrier Free) 공연 ‘페스티벌 나다’가 2일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열렸다. 페스티벌 나다는 2일에서 4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18일 춘천, 31일 부산에서 열린다. 2일 공연에는 20여명 이상의 장애인을 포함해 약 200여명의 관객이 공연을 관람했다. 

청각장애 관객을 위한 관람보조 장치인 위퍼조끼와 진동스피커가 설치된 의자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청각장애 관객을 위한 관람보조 장치인 우퍼조끼와 진동스피커가 설치된 의자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공연장은 베리어프리 존과 스탠딩존으로 나뉘어져 구성됐다. 베리어프리 존은 장애인들을 위한 공간으로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음악의 진동을 전달하는 우퍼조끼와 진동스피커가 장착된 진동 의자가 마련됐다. 또 휠체어 장애인들을 위한 넓은 자리가 함께 제공됐다. 또 장애인, 비장애인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작업한 미디어 아트가 공연 내내 가수들의 뒤편 화면을 채우며 볼거리를 제공했다. 모든 가사와 대사는 수어통역사를 통해 통역됐고 동시에 자막으로 제공됐다. 

김홍남 수어통역사는 “소리에 대한 감이 없는 청각장애인, 농아인 분들이 청인들이 음악을 들었을 때 어떤 감정과 느낌을 느끼는지 느낄 수 있게 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통역한다. 정확하게 1:1로 통역하기 보다는 에너지와 감정을 전달하려 한다. ”라고 말했다. 

2일 공연에는 △마리슈 △하수상 △제8극장 △크라잉넛이 무대를 꾸몄다. 각 가수의 공연 중 한 곡마다 모든 조명을 끄는 암전공연이 진행됐다. 페스티벌 나다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인 암전공연은 시각을 제한함으로써 시각장애를 비장애인에 시각장애를 경험하게 하고 동시에 남은 감각만으로 공연을 집중하게 한다. 

‘페스티벌 나다 2109 서울’공연이 2일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 홍대 라이브 홀에서 열려 관객들이 수어 동작을 따라하며 공연을 즐기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페스티벌 나다 2109 서울’공연이 2일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 홍대 라이브 홀에서 열려 관객들이 수어 동작을 따라하며 공연을 즐기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미디어 아트 작업에 참가하고 동시에 공연을 즐긴 지체장애인 문승현 작가는 “무척 즐겁게 공연을 즐겼다. 이런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연은 전체가 신체가 불편한 관객의 입·퇴장과 소음을 막지않는 릴렉스 퍼포먼스(Relaxed Performance)로 진행됐다. 공연 중간중간 어린아이의 칭얼거림이나 누군가의 작은 소란이 있었으나 신경쓰는 관객은 없었다. 

축제 총감독인 독고정은 예술단체 세가지질문 대표는 “예전에 청각장애인 작가와 식사 중 라이브 공연을 보면 정말 눈물이 나느냐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거기서 페스티벌 나다가 시작했다”며 “페스티벌 나다는 장애 비장애관계 없이 시공간이 확장하는 공간이다. 누군가는 자막을 보고, 누군가는 수어통역을 보고, 누군가는 귀로 듣는다. 이런 공간이 더 늘어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페스티벌 나다는 18일 춘천 KT&G 상상마당과 30일 부산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facebook.com/nadafest00)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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