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의원과 정면대결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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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 한가한 국회의원이 있겠냐만, 지난해 대선 당시 한나라당 손희정 의원(비례대표)처럼 바빴던 이도 드물다.

비례대표로 의정활동을 하다 선거 몇 달 전 갑자기 달성 지역구를 인계 받아 ‘비상’에 들어갔고, 모든 보좌진을 대동해 하루에도 몇 번씩 서울과 달성을 오가기를 서너 달.

선거가 끝난 뒤 허탈감에 사로잡힐 틈도 없이 대구 지하철 참사가 터졌다. 다시 달성과 대구, 서울을 넘나들며 지역구를 챙기고 공황에 빠진 민심을 챙기느라 ‘파김치’가 됐다.

그런 손 의원에게 다시 고민거리가 생겼다. 같은 당 동료인 박근혜 의원이 최근 본지를 통해 손 의원의 ‘지역구’가 된 달성 출마를 공언한 것. 손 의원의 답은 단호했다. 경선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초선인 손 의원은 16대 국회 전반기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의약분업 대체조제 문제, 산후조리원 부실 문제 등을 터뜨린 인물.

대구에서 일으킨 유신섬유 대표이사를 맡고 있고, 경북도의회 의원을 지냈다. 후반기 국회에서 산업자원·여성위원회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대구·경북 지회장이며, 지난해 대선 때 중앙선대위 여성 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 박근혜 의원이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달성 출마계획을 밝혔다.

“지금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 어려운 문제다. 다만, 아홉 달이나 자리가 비었던 달성 지구당위원장을 내가 맡은 뒤, 많은 달성군민이 ‘달성 출신이 왔으니, 우리를 버리지 않겠지’ 했다. 물심 양면으로 뛰어 대선 때도 좋은 성적을 냈다. 군민들의 바람을 버리지 않겠다. 달성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달성을 위해 끝까지 봉사할 생각이다.”

- 달성을 놓고 박 의원과 경선을 하게 되는 게 아닌가.

“어차피 상향식 공천이 제도화된다면 누구와든 경선 절차를 밟아야 하지 않겠나.”

-한나라당 정당·정치개혁안이 최근 당무회의를 통과했다. 여성관련 방안들도 무리 없이 통과된 것으로 아는데.

“무리가 없진 않았다. 지역구 30% 할당 같은 문제는 논란이 많았다. 여성 의원들이 힘을 모아 이해를 구하고 설득한 덕이다.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기쁘다.”

- 어느 당이든 내년 총선 때까지 이런 개혁안을 실천하느냐가 문제다.

“할당제 이행을 강제하는 규정은 이미 도입됐다. 비례대표 할당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후보자 등록도 못한다. 문제는 지역구다. 우리 당은 여성 의원 비율에 따라 국고보조금을 크게 할증하는 규정을 도입했는데, 삭감이 더 효과적이다. 그 쪽으로 가야 한다.”

-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놓고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중대선거구제로 바뀐다고 저비용 선거구조가 만들어질지 회의적이다. 중선거구제는 되레 고비용이 된다.”

-전반기 보건복지위에서 돋보였던 의정활동이 기억난다.

“의약분업 문제를 분석하면서, 약효동등성 시험을 부실하게 한 당국을 질타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관련 법규조차 없던 산후조리원 문제를 지적해 모자보건법 개정도 이끌었다. 치과의사와 한의사 전문의 제도 도입, 의료법 개정도 했다.”

- 보육업무를 여성부로 옮기는 것을 놓고 말이 많은데.

“사회복지학 교수나 보육시설연합회 등이 복지부 존속을 주장하는 것으로 안다. 이에 공감한다. 실제 현장에서 보육업무를 맡고 있는 사회복지 전문요원들이 저소득층 아동 보육업무를 함께 맡아 왔는데, 여성부로 가면 관리가 이원화돼 혼란스러울 것 같다.”

- 반대한다는 얘긴가.

“원칙적으론 여성부가 맡는 것에 찬성한다. 보육사업을 제대로 해 아동복지와 여성의 사회참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욕심만은 아닐 게다.”

ddarijoa@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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