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고 RUN, 다 함께 HAPPY’.

4일 오전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린 ‘2019 제 19회 여성마라톤대회’에는 다양한 참가자들이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이 됐다.

1만여 명의 시민이 참여한 만큼 특색있는 참가자들도 많았다. 반려견과 함께 한 참가자는 물론 외국인의 국적도 다양했다. 5km, 10km 마라톤 12명 입상자 중에 외국인이 2명이나 포함됐을 정도다.

#반려견이랑_RUN

노란 안내견 조끼를 입은 레트리버 ‘코지’와 함께 대회에 참가한 김경우(47) (주)트러스트텍스타일 대표이사. ⓒ여성신문 진혜민
노란 안내견 조끼를 입은 레트리버 ‘코지’와 함께 대회에 참가한 김경우 (주)트러스트텍스타일 대표이사. ⓒ여성신문 진혜민

김경우(47)씨는 노란 안내견 조끼를 입은 레트리버 ‘코지’와 함께 대회에 참가했다. (주)트러스트텍스타일 대표인 김씨는 안내견을 데려온 이유로 “강아지의 사회화 공부를 위해 함께 뛴다”라고 밝혔다. 코지는 본격적인 장애인 안내견 교육을 받기 전 김 대표이사와 함께 1년 정도 사람과 함께 사는 교육을 받고 있다. 김씨는 “코지가 평생을 사람과 함께 살아야 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이번 마라톤이라 생각해서 함께 참가하게 됐다”고 했다.

반려견 용짱과 함께 마라톤에 참여한 여성지도자단체 소속 김성수씨(50) ⓒ여성신문 진혜민
반려견 용짱과 함께 마라톤에 참여한 여성지도자단체 소속 김성수씨 ⓒ여성신문 진혜민

매년 여성 권익 신장을 위한 대회에 참석하는 여성지도자단체 소속 김성수씨(50)는 “혼자보다도 반려견 ‘용짱’과 함께해서 더 좋다”고 했다. 그는 반려견을 데리고 나온 이유에 대해 “강아지도 어떻게 보면 같이 생활하는 한 가족과 다름없다”며 “혼자 집에 남겨둘 수 없어 데리고 나왔다”고 했다. 김씨는 “급하게 나오느라 목줄을 가져오지 못했는데, 강아지를 안고서라도 끝까지 완주할 것”이라며 완주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반려견 '잭'과 함께 마라톤에 나온 참가자. ⓒ여성신문 진혜민
반려견 '잭'과 함께 마라톤에 나온 참가자 ⓒ여성신문 진혜민

반려견을 데리고 나온 또 다른 참가자도 “여성 단체를 통해 이번 마라톤에 참여하게 됐다”며 여성마라톤 참여 계기를 밝혔다. 그는 “휴일이고, 내가 혼자 살고 있어서 데리고 나왔어야 했다”고 마라톤 준비 대열로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글로벌하게_RUN

엄마(40·Bridget McGrego)와 이용희 그레거(8·Yong-Hee Gregor) ⓒ여성신문 진혜민
이용희 그레거(Yong-Hee Gregor)와 엄마(Bridget McGrego)ⓒ여성신문 진혜민

이용희 그레거(8·Yong-Hee Gregor)는 “휴일에 엄마와 시간을 함께 보내니까 좋다”며 오늘 마라톤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서는 “오늘 월드컵 경기장 쪽에서 어떤 분이 여성마라톤 소식을 알려줘서 우연히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그레거는 “한국 사람들이 많아서 조금 낯설고, 부끄럽지만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있으면 자주 참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네덜란드 출신 롭씨와(왼쪽에서 네 번째)와 서울로터리위성클럽 대표 김정민씨(왼쪽에서 네 번째) ⓒ여성신문 진혜민
네덜란드 출신 롭씨와(왼쪽에서 첫 번째)와 서울로터리위성클럽 대표 김정민씨(왼쪽에서 네 번째) ⓒ여성신문 진혜민

네덜란드 출신 롭씨(29)는 전 세계의 지역사회 발전을 돕는 국제단체인 ‘서울로터리위성클럽’(이하 SYLC, Seoul Young Leaders Club) 친구들과 마라톤에 참여했다. 롭은 “원래도 뛰기를 좋아하는데 다양한 친구들과 걷게 돼서 기쁘다”며 “한국에서 여성과 미혼모를 지지하는 행사에 동참해서 뜻깊다”고 소감을 전했다. 롭과의 통역을 도와준 서울로터리위성클럽 대표 김정민씨(31)는 “우리 모임은 주로 페이스북을 통해 결성된다. 한 달에 한두 번씩 미혼모 시설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며 “오늘 대회에는 터키, 네덜란드, 나이지리아 회원들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덴마크 출신 한분영 한국외대 스칸디나비아어과 조교수 (오른쪽) ⓒ여성신문 진혜민
덴마크 출신 한분영 한국외대 스칸디나비아어과 조교수 (오른쪽) ⓒ여성신문 진혜민

‘싱글맘의 날 캠페인’ 부스 앞에서 만난 덴마크 출신 한분영 한국외대 스칸디나비아어과 조교수는 “15년 전부터 해외 입양인들이 미혼모와 관련된 활동을 많이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참여했다”며 마라톤 지원 동기를 말했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는 미혼모들이 쉽게 얼굴을 드러낼 수 없는 구조인 거 같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이런 부분은 전혀 상관없는 문제다”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행사에 참여하며 미혼모를 지지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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