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석자 경남 양산시의회 의원
낙선 후 4년 만에 재선 성공
경력단절 기간, 성평등기본조례 후퇴
여성 의원 경력단절은 심각한 문제
경남도당 여성위원장으로 인재 육성
“시민들과 함께 조례 제정해야”

정석자 경남 양산시의회 의원
정석자 경남 양산시의회 의원

 

“어렵게 제정했던 성평등기본조례가 전면 개정되면서 양성평등기금이 폐지됐습니다. 발전은커녕 오히려 퇴보했어요. 지금 다시 개정을 준비하고 있지만 넘어야할 벽이 더 높아졌어요.”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 후 성평등기본조례를 제정했던 정석자 경남 양산시의회의원(더불어민주당)은 2014년 낙선했다. 그 뒤 4년간 눈뜨고 코베이는 심정으로 조례가 개정되는 과정을 지켜봐야했다. 2018년 재선이 되면서 의회에 돌아와 가장 먼저 착수한 것도 조례 전면 개정 작업이다. 인구 35만 소도시의 조례에 담긴 역사는 성평등 사회로의 성장통을 앓고 있는 한국 사회의 단면이기도 하다.

“양산시의 현행 양성평등기본조례에서 가장 큰 문제는 양성평등기금이 폐지되고 일반예산으로 포함됐다는 거예요.”

이 과정에서 조례를 제정할 때는 꼭 시민들과 대화를 먼저 진행해 의견을 청취해 공감대가 토대가 돼야 함을 절실히 느꼈다고 했다.

“‘입법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의원들도 있어요. 지역, 여·야 가릴 것 없고요. 기초의회도 국회와 마찬가지로 입법 발의 전 충분히 간담회를 가져서 시민들, 공무원들과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고, 그들의 언어로 조문을 만들면 의원이 낙선한 이후에도 관심을 갖습니다. 끝까지 살아 움직이는 조례가 되기 위해서는 시민이 의원의 ‘뒷배’가 돼야 한다는 겁니다. 언론도 자연히 주목하고요.”

정 의원은 올해부터는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전국여성리더십센터 부소장을 맡고 있다. 2016년 10월부터는 경남도당 여성위원장을 맡으면서 역량을 인정받은 덕분이다.

“경남도 내 18개 시·군을 밤낮 없이 뛰어다니면서 핵심 여성 리더를 기르는데 혼신을 쏟았어요. 성평등 의식이 없었던 여성들도 있었는데 성인지 예산 등을 교육하면서 페미니스트가 됐고, 이들 중에 상당수가 지방선거에서 당선됐어요.”

페미니스트 정치인으로 알려진 그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지역구 출마를 선언하자 당시 몇몇 교회 목사들이 자신에 대한 낙선운동을 벌였다고도 했다.

그는 여성들 스스로의 성평등 의식을 높이지 않으면 남성을 설득하고 변화시키기 어렵다고 했다. 5월 중 시작하는 양산 여성인재학당을 민간 위탁이 아닌 시가 직접 운영하게 만들었다. 능력있는 많은 여성들을 지역사회로 끌어내기 위한 마중물 역할이라고 봤다. 시가 운영하는 각종 위원회에 한쪽 성이 60%를 넘지 못하게 돼있지만 막상 여성을 채우는 작업에 양산시뿐만 아니라 전국의 많은 지자체가 공통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한다.

내년 3.8 세계여성의날에 크고 의미있는 행사를 열기 위해 지역 여성단체들과 일찌감치 준비에 나섰다. 십 여년도 훨씬 더 지났지만 서울에서 남성의 출입막고 열었던 월경 페스티벌을 보고 받았던 문화 충격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했다. 양산에서도 여성들만을 위한 행사를 열어 ‘여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다는 것이다.

정석자 경남 양산시의회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양산시 양주동 젊음의 거리 내 스타광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정석자 경남 양산시의회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양산시 양주동 젊음의 거리 내 스타광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