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명호 / 대한여한의사회 부회장

몸을 살리는 다이어트 자습서 〈살에게 말을 걸어봐〉저자. www.yakchobat.com 02-719-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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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해발 600미터 도봉산 망월사 근처. 뒤로는 바위병풍이 둘러쳐져 있는 명당자리입니다. 햇살 바른 양지쪽에 돗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펼쳐 놓고 점심을 드시는 할망들이 계시는군요. 보기에도 푸짐한 야외밥상과 깔깔거리고 박장대소를 하시는 웃음소리에 끌려 무작정 옆으로 가서 잠시 인터뷰를 했습니다.

“우아 맛있겠어요. 반찬 가짓수 좀 봐. 산에 오시면 언제나 이렇게 진수성찬으로 드세요?”“그으럼... 늘 산에 뭐 해갈까 궁리하고 내가 열심히 만들어간 반찬 잘 먹어주지 않으면 화가 나지. 우린 그것 때매 아웅다웅 한다우.”

자기반찬 먹어주지 않는다고 서로 삐지신다니 기가 막힐 지경이다. 콩, 보리, 현미가 듬뿍 들어간 잡곡밥에 상추쌈, 오징어 볶음, 도토리묵, 도라지무침, 오이지, 달걀말이, 버섯볶음, 생선전유어….

옆에 계신 할망은 껍질 벗기는 칼을 들고 오셔서 오이껍질을 쓱쓱 벗기고 계셨다. 더 기가 찬 것은 밥상 옆 개울물에 담가놓은 수박 한덩이!. 산에 오르는 사람들은 다 안다. 배낭 무게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짐을 싸는데 머리를 굴리는지를. 아무리 복수박이라 해도 한 덩이를 지고 산을 오르는 것은 어렵다. 게다가 젊은 사람들도 아닌데 얼마나 힘드셨을까. 무슨 힘이 넘쳐 나서 이 양반들은 지고 이고 산을 올라와 길가는 사람에게도 나눠 먹일 수 있을까.

“여기 계신 아주머니들은 완경기 때 어떠셨어요? 호르몬약 드셨어요? 아프신 데는 없어요?”

60대 여신할망들의 금강석 같은 정신

“산에 미쳐서 돌아 댕기느라고 달거리가 끝난지도 모르고 지나갔어. 오히려 편하고 홀가분 하드만. 여기 약 먹은 사람 손들어봐. 난 병원 쫓아댕길 시간에 봄에는 진달래,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 가을엔 단풍구경에 철 가는 줄 모르고 산 거지. 안 아프면 사람도 아니게? 그래도 다 이겨내고 걸으면 살어.”

“나는 병원에 가니 생리가 없어져서 그런다고 호르몬약을 주대. 먹었더니 어찌나 가슴이 붓고 아픈지 쩔쩔매다가 약을 끊었어. 대신 콩 볶아서 수시로 먹어. 콩에 호르몬이 많다고 그러드만.”

60대 할망 세대들은 일본강점기 한국전쟁 등 참혹한 역사의 격동기를 지내시면서 몸을 아끼시길 했나 제대로 드시길 하셨을까마는, 정신만은 금강석처럼 단단하시다. 뭐든지 만들어내고 해먹이고 입히는 재주들을 가지신 도사에 여신들이시니 수박인들 못 지랴. 험한 길인들 주저하시랴.

한비야의 〈바람의 딸〉에도 여신할망들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아이들도 다 키우고 집안 살림에서도 해방돼 보살바지에 봇짐을 메고 운동화 바람에 길을 나선 할망들. 결혼식에 참석하러 부산을 가야 하는데 보름 전에 길을 떠나 걸어서 천리길을 가신다고 한다. 이런 멋진 할머니여신들은 어쩌다 있지, 희귀하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이 나라가 꾹꾹 밟아 놓고는 남자로 태어났으면 한자리했을 거라고 약을 올리는 여자들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우리 농산물로 완경기 물리치기

완경기에는 잘 알려진 대로 얼굴이 홍조가 되고 달아오르고 식은땀이 등에서 후끈 낫다가 식었다가 하며 기분도 썰물에 쓸려서 모든 걸 잃은 것처럼 쓸쓸하고 허무해진다고들 한다. 그러나 명랑할망들은 생리대를 빼버리고 활기차게 잘들 노신다. 화장한들 의처증(?)에 시달릴 것인가. 늦게 들어온다고 책을 잡힐 것인가. 이제 남편한테도 자식한테도 놓여나서 제 2의 싱숭생숭 사춘기를 즐길 자기만의 시간을 가졌기 때문이다. 명랑할망들은 골다공증, 완경기 이런 거 무서워하지 않으신다.

우리 나라 사람의 체질에 맞지도 않고 경고문까지 붙은 수입산 여성호르몬 대신 토종 콩자반을 만들어 수시로 콩알처럼 드시면 되니까. 호르몬을 만들어 내는 능력은 우리가 다 가지고 있다. 에스트로겐이 안나오면 대신 우리 몸 속에서는 다른 호르몬이 나와서 자동으로 보완이 되게 돼 있다. 인디언들의 언어 중에 〈늙음〉이란 단어가 없는 부족에서는 60대가 가장 달리기도 잘하고 힘도 좋고 튼튼하다고 한다.

사회가 주는 나이 차별적 구박 특히, 여성에 대한 무시는 완경기를 두렵게 만드는 공공의 적이니 부셔야 한다. 공공의 적을 타파하고 명랑할망으로 살려면 첫째 뼛속 건강이니 생명력이 꽉 농축된 콩, 청국장, 말린 새우, 뱅어포, 골뱅이, 생선조림, 표고버섯, 양송이, 두유, 들깨, 잣, 호두, 김, 연밥, 연근, 수박씨, 해바라기씨 많이 드시고 힘내시라. 앗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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