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나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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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되던 무렵) 나는 엄마와 결혼하겠다는 나름의 진지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중략) 엄마와 결혼할 수 없다면 이 세상 다른 누구와도 결혼할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중략) 엄마를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사람들을 사라할 수 있다는 것 또한 깨달았다. 그러나 엄마는 그걸 가끔씩 잊는 모양이다.”

이 책에 실린 단편 중 하나인, 크리스띠나 페리 로씨의 <첫사랑>이다. 이 책엔 이 같은 엄마와 딸 사이에 얽힌 갖가지 애증 스토리가 가득하다. 스페인 여성작가 14인이 그려낸 엄마와 딸 이야기다. 스페인 하면 꽤 다를 것 같지만, 모녀간 애증지세는 국경도 초월한다.

라우라 프레샤스 엮음/ 문학동네/ 8,500원

아내 - 순종 혹은 반항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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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대중 속담에 그런 말이 있단다. ‘일하는 모든 여성에게는 마누라가 필요하다.’ 정말 나도 마누라가 있었으면 좋겠다. 또 리즈 윈스테드란 이는 말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독신이다.’ 거 말 된다. 아무튼 ‘아내’로 사는 건, 직업이 있건 없건 피곤한 일임엔 틀림없다. 이 책은 피곤을 넘어 끔찍했던 과거부터 발칙한 지금까지를 다룬‘아내’의 역사다. 아내는 남편에게 가축이나 노예와 마찬가지로 일개 ‘재산’임이 틀림없던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부터 도덕의 갑옷을 입은 낭만적인 사랑이 판치던 빅토리아 여왕시대를 지나, 혼자 사는 미국인의 수가 전 가구의 4분의 1에 달하는 지금까지 저자는 꼼꼼히도 연구했고 꼼꼼히도 실었다. ‘규범이나 금기가 별로 없는 이 시대에 아내가 된다는 것은 정말로 특별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라는 말엔 자동으로 탁 고개가 꺾인다. 남자들은 그걸 알까?

매릴린 옐롬 지음/ 시공사/ 22,000원

사내 대탐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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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총을 발명했지만, 사내는 똥침을 발명했다.’ 표지에 척 놓인 이 문구가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감 하나 제대로 오게 만든다. 작가는 유머작가이자 퓰리처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제목 보고 지레짐작, 웬 마초 하나가 헛소리 묶어 냈나 짐작하지 말지어다. 과도한 테스토스테론에 시달리는 사내의 넋두리 같지만, 사실 속내는 신랄하고 통렬한 사내 비웃기다. 예를 들면 이런 식. “(여성들이여) 비스듬히 누워 TV 축구중계를 보며 트림이나 남발하는 사내를 보게 되더라도 너무 비판적으로 생각하거나 경멸스럽게 생각하지 마라. 대신 그가 마음 깊은 곳에서 극복하려고 애쓰고 있는 뿌리 깊은 문제들을 당신에게 상기시켜줄 두 마디 말, 아주 미약하나마 당신이 그의 고통을 함께 느끼게 해줄 두 마디 말을 기억하라. 그 두 마디 말이란 물론 ‘인간 기생충’이다.” 농담처럼 술술 읽히는데 술술 사이를 콕콕 찌르는 가시가 보통이 아니다.

데이브 베리/ 아름드리미디어/ 8,000원

조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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