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정책 네트워크] 디지털 성범죄, 우리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여성정책 네트워크] 디지털 성범죄, 우리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 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 승인 2019.04.25 12:51
  • 수정 2019-04-26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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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포르노 사이트에
불법촬영물 삭제 요청하자
15.9% 차단조치 이뤄져
“더 퍼뜨리겠다” 협박한
불법 포르노 사이트도
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2017년 지방정부 최초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지원 사업을 기획해 서울시와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2018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와 함께 미신고 피해영상물에 대한 삭제 및 모니터링 사업을 추진했다. 이는 경찰이나 관계기간에 신고된 것을 처리하는 것을 넘어 모니터링을 통해 좀 더 적극적인 대처를 시도한 것이었다. 2018년 10월 말 기준 불법촬영물의 유통이 가장 심각할 것으로 예측되는 웹하드, 포르노사이트, 텀블러를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먼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등록된 웹하드 사이트 48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피해 촬영물로 추정되는 게시물이 10여개 사이트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되어 이들 업체만 엄격하게 단속해도 불법촬영물을 없애는 데 큰 효과를 거두리라 예측됐다. 국내법의 적용을 받는 웹하드 업체는 삭제 요청을 했을 경우 피해영상물의 90% 이상을 빠르게 삭제했지만, 다음 날이면 피해영상은 제목만 바뀌어서 재유포 되고 있었다. 존재 자체가 불법인 포르노 사이트들은 대부분 삭제 요청을 무시하거나 오히려 더 퍼뜨리겠다는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도 있었다. 8~10월, 포르노 사이트에서 삭제 요청 건 중 차단조치 된 건은 15.9%뿐이었다. SNS의 하나인 텀블러에서는 심지어 전문적으로 불법 촬영물을 유통하거나 거래를 유도하는 계정들이 버젓이 활동 중이었다. 더 안타까운 점은 이러한 사례에 노출된 피해자의 대다수가 미성년자라는 것이다.

모니터링을 통한 불법촬영물 발견 및 삭제요청 결과는 예상보다도 참혹했지만 이러한 노력이 사회적 관심과 변화의 시작을 촉구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디지털성범죄지원센터 신설(2018.4), 정부합동 해외 불법사이트 접속차단(2018.5) 자기영상물 복제 및 영상물 유통에 관한 처벌강화 등의 성폭력처벌법개정(2018.12) 등으로 이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법·제도적 지원과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지원의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피해자는 연약하고 유약한 존재라는 사회문화적 고정관념, 피해자는 순결해야 하고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등 ‘피해자다움’에 대한 인식이 또 다른 가해가 되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불법촬영·유포피해에 대한 피해유형별 대처방법 및 조력방법 등을 담은 대응가이드 경찰편·시민편을 제작하여 서울소재 경찰서 및 대학, 학교기관, 상담소 등에 배포했다. 또한 서울지방경찰청 경찰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 대응 교육도 실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촬영 등의 유형 외에도 온라인 그루밍 등 사이버를 기반으로 한 신종 범죄들은 증가하고 있고 피해자들은 엄청난 무게의 고통과 두려움 속에 극도의 불안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함께 인지해야 한다. 디지털 성범죄는 몇 개의 기관이나 단체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사회문화적 인식, 유관 기관간의 협력체계 강화, 보다 엄격한 법적 처벌 및 피해자지원 등이 지속적으로 보완되고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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