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대에도 노골적인 성차별 있습니다”
“도쿄대에도 노골적인 성차별 있습니다”
  • 김진수 기자
  • 승인 2019.04.18 14:08
  • 수정 2019-04-23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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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 치즈코 도쿄대 교수
신입생 입학 축사서 일본사회 성차별 비판
"일본 여성들 도쿄대 출신 숨겨"
"노력을 보상받았던 건 환경 덕분"

 

우에노 치즈코 교수가 12일 도쿄대 신입생들에게 입학 축사를 하고 있다. ⓒNHK
우에노 치즈코 교수가 12일 도쿄대 신입생들에게 입학 축사를 하고 있다. ⓒNHK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있었던 학교는 명분만 평등한 사회였습니다. 편차(석차) 경쟁에 남녀 구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대학 입학 시점에서 이미 숨은 성차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사회에 나가면 더 노골적인 성차별이 있어요. 유감스럽지만 도쿄대도 그 예의 하나입니다.”

일본 여성학자 우에노 치즈코 도쿄대 교수가 12일 도쿄대 입학 축사에서 만연한 성차별을 비판하고 신입생들이 대학교에서 배워야 할 가치와 덕목에 대해 말했다.

우에노 교수는 일본 사회에 ‘아들은 대학까지, 딸은 전문대까지’라는 인식이 부모들 사이에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남자가 55.6%, 여자는 48.2%(2016년 기준)였다.

도쿄대 통계에서는 더 명확하게 성차별을 알 수 있다. 도쿄대 학부의 여학생 비율은 20%, 석사 과정이 25%, 박사 과정이 30.7%이다. 하지만 연구직이 되면 조교의 여성 비율은 18.2%, 조교수는 11.6%, 교수는 7.8%로 점점 떨어진다고 우에노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국회의원 중 여성 비율보다 낮은 숫자”라고 했다. 도쿄대 학부장·연구 과장 역대 15명 중 여성은 한 명이었다. 역대 총장에 여성은 없었다.

심지어 우에노 교수는 도쿄대 여학생이 “어느 대학?”이라는 질문에 “도쿄의 대학”이라고 답한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했다. 도쿄대 출신이라는 것을 일부러 숨긴다는 것이다. 그는 “여성은 어릴 때부터 귀여운 이미지로 기대를 받는다. 귀엽다는 건 사랑받고 보호받는다는 가치를 뜻한다. 상대를 위협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고 했다. 여성들이 자신의 성적이 좋거나 도쿄대 재학을 숨기려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우에노 교수는 “여러분들은 노력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을 거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해도 정당하게 보상되지 않는 사회가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다”며 “열심히 해서 보상받을 수 있었다는 생각은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환경 덕분이었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들의 노력을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만 사용하지 마라”며 “좋은 환경과 풍부한 능력을 그렇지 못한 사람을 깍아내리는 게 아니라 돕기 위해 사용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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