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84) 동원그룹 회장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16일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오전 경기 이천 연수원에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50주년 기념식에서 “저는 이제 여러분의 역량을 믿고 회장에서 물러서 여러분의 활약상을 응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퇴진은 사장단 사이에는 알려져 있었지만 행사에 참여한 직원들은 이 자리에서 처음 소식을 접했다.
김 회장은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그동안 거취를 고민해왔으며 이제는 창업세대인 본인 대신 후배들이 일할 때라고 판단해 퇴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58년 23세의 나이로 국내 최초 원양 어선인 지남호의 실습항해사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다. 그 후 30대 중반인 1969년 4월 16일 직원 3명과 원양어선 1척으로 동원산업을 창업했다. 동원산업은 1982년 내놓은 국내 최초의 참치 통조림인 동원참치가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크게 성장했다.
동원그룹은 재계 45위 기업으로 성장했고, 지난해 기준 연 매출이 7조2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앞으로 김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 체제로 이어가게 된다. 장남 김남구 부회장은 동원그룹이 82년 한신증권을 인수한 뒤 운영하다가 계열 분리한 한국투자금융그룹의 대표를 맡아오고 있다.
동원그룹은 지주회사인 엔터프라이즈가 그룹 전략을 결정하고, 각 계열사는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독립 경영을 하는 기존 경영 방식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퇴임 후에는 그동안의 경륜을 살려 경영에 조언을 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은 또한 앞으로 한국 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일과 봉사하는 일도 해나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