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YWCA 한국여성지도자상 젊은지도자상

장혜영 다큐멘터리 감독이 16일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제17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시상식’에서 젊은지도자상을 수상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장혜영 다큐멘터리 감독이 16일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제17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시상식’에서 젊은지도자상을 수상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장혜영 감독은 중증발달장애동생을 장애인 수용시설에서 데리고 나와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어른이 되면’으로 주목 받은 젊은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그는 유튜브 채널 ‘생각 많은 둘째언니’를 운영하는 한편, 시민참여를 통한 정치혁신을 도모하는 재단법인 ‘와글’ 사무국장으로 일하며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빈곤층, 2030 젊은이 등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 문제를 세상에 알리는 데 힘쓴 공로로 젊은지도자 상을 받았다. 지난해 여성신문이 주관한 ‘올해의 성평등 문화상’ 신진여성문화인상을 수상해 주목받았던 그는 “저와 같은 청년세대가 세상이 더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젊은여성지도자상을 받게 된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지도자란 무엇인가. 리더란 무엇인가라는 고민을 새삼스럽게 하게 됐다. 여러 가지로 고민해봤는데, 리더란 변화를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우리 사회는 수많은 곳에서 우리가 여전히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간직한 리더들을 필요로 한다. 수많은 도전들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가 꼽은 우리 사회의 도전은 무엇일까. “성별, 국적, 장애유무, 연령 등 수많은 차별과 불평등이 우리사회에는 만연하고, 사람들은 탐욕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겉으로는 가치를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그 가치를 믿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이 힘을 가지고 있는 그런 모습들을 많이 본다. 그런 사회가 지속될 때 가장 먼저 축출되고 떨어져나가는 사람들은 그런 사회를 만드는 데 가장 큰 책임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 이런 상황을 촉발하게 될 가장 작은 원인을 제공한 사람들, 그저 작은 연약한 사람들이다.” 

그는 세월호 참사 이후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 세상은 아무리 애를 써도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고 말한다. “아무리 애를 써도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은 돌아올 수 없다. 아직은 살아있는 우리가 아무리 슬퍼하고 애도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결국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한 가지 더 알게 된 게 것은 그런 사실을 직시하면서 느껴지는 고통을 계속 느끼면서도 우리는 아직 남아있는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지,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무엇을 꿈꾸고 어떤 사회를 만들어나갈지 선택이 아직 우리에게 남았다는 것을 직시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장 감독은 “바로 그런 마음들로 수많은 사람들이 진실규명을 촉구하고, 또 자신의 자리에서 이 사회를 바꿔나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이 부서질 듯한 고통을 겪을 때에 우리에게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하나는 산산히 부서진 마음의 조각들로 다른 사람들을 상처 입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깨어져서 열린 마음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끌어안고, 어떻게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갈지를 고민하는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의 모든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또 우리 모두가 시민으로서 진실을 알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전면재수사 △모든 이들이 자유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고, 또 그런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장애인거주시설 폐쇄법과 조례제정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을 환영하며 국회에서 관련법 개정을 조속히 통과시킬 것을 촉구한다는 3가지 요구를 제시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