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뷰티플 마인드'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진(왼쪽)과 첼리스트 김민주는 가장 친한 사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진(왼쪽)과 첼리스트 김민주는 가장 친한 사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음악은 미지의 세계 같다. 아름답고 웅장한 운율은 가슴을 따뜻하게 녹여주지만, 그 뒤에 했을 수많은 연습은 상상조차 안 된다. 18일 개봉한 음악 다큐멘터리 ‘뷰티플 마인드’를 보는 기분도 비슷하다. 어떻게 저렇게 음악을 연주하느냐고 감탄이 절로 나오는 동시에 영화에 모두 담기지 않았을 ‘연습 벌레’들의 이야기가 마음속으로 그려진다. 그 순간 따뜻한 영화 제목처럼 우리의 마음도 뭉클해진다.

기타리스트 심환(25)은 타마마, 가제트 등 애칭을 바꾸는 게 취미다. 발달장애를 지닌 그는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를 아버지와 함께 섬세하게 연주한다. 시각장애와 지체장애를 지닌 기타리스트 허지연(30)은 악보 기억력이 뛰어나다. 첼리스트 김민주(21)는 시각장애인 최초로 서울예고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대에 입학한 유망주다. 시각장애가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진(21)은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이들은 음악교육 프로그램 ‘뷰티플 마인드 뮤직 아카데미’ 소속이다.

곡을 연주하는데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는 없다. 장애인들이 음악 하는 모습을 담았다고 해서 동정심은 금물이다. 카메라는 ‘음악 유망주’들의 일상을 보여주고 이들의 음악적 재능이 얼마나 뛰어난지 들려준다. 몸이 불편한 것보다 이들이 연주하는 곡이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바이올린을 켜고 기타를 치는 순간 한 명의 대단한 음악인이 된다.

'뷰티플 마인드'의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뷰티플 마인드'의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이들을 가르치는 한 음악 교사는 발달장애나 시각장애를 지닌 사람이 일반인보다 음악적으로 뛰어난 면이 있다고 말한다. 시각장애가 있는 꼬마 피아니스트 김건호(10)가 기타 줄을 몇 번 튕기더니 “2번 줄이네”라며 줄을 조율하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물론 장애인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바라는 태도도 다큐멘터리에 담겨 있다. 비장애인들의 아무렇지 않은 눈길마저 이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작품은 ‘다름’을 자연스럽게 의식하는 사회의 시선을 해결해야 될 숙제라는 메시지를 넌지시 던진다. 영화 출연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의 음악은 조금 더 따뜻한 사회 공동체를 원하는 메시지처럼 들린다.

올해 2월 53세로 작고한 고 류장하 감독의 첫 장편 다큐멘터리 연출작이자 유작이다. 손미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지난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에 초청됐다. 97분.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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