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판매량이 급등한 대표적인 책이 『배틀그라운드』이다. 낙태죄 폐지 여론에 힘입어 2018년 11월 출간한 직후 2쇄를 찍기도 했다.
2016년 출발한 성과재생산포럼의 구성원인 활동가, 연구자, 변호사, 의사 등 저자들은 책에서 한국 사회에서 낙태죄가 단지 여성의 임신중단만을 규제해온 것이 아니라, 위계와 차별을 만들어내는 국가 폭력의 동력임을 다각도로 조명했다.
우리의 몸을 ‘배틀그라운드’, 즉 전장이라고 의미 부여한 것도 국가와 사회가 관리하고 간섭해왔다는 의미에서다. 특히 형법 제27장 ‘낙태의 죄’ 이면에 숨어있는 성과 재생산권의 주요 맥락과 낙태에 관한 법, 정책, 종교, 문화, 보건의료, 인권 등 전방위적 관점에서 살펴본다.
특히 이들은 성과 재생산의 권리가 국가사업이나 인구정책에 의해 거래되거나 종속되지 않아야 하는 인간의 기본권리임을 헌법(자기운명결정권)과 보건의료(건강권)에 기초해 설명한다. 또 생명권 선택권이라는 구도가 재생산에 관한 여성의 권리의 문제를 낙태의 선택 차원으로 축소시키고 있음을 비판하고 있다.
진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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