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멘토와 멘티의 만남
슈나이더 일렉트릭
‘글로벌 멘토링 프로그램’
여성과학기술인 19% 불과
여성 위한 다양한 제도 마련
인재 키우고 경제 성장하고
일석이조 효과 기대

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슈나이더 일렉트릭 본사에서 ‘글로벌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진 왼쪽부터)멘토 갈민경 마케팅 본부장, 멘티 대학생 김영은 씨와 고승희 글로벌 HR 팀장이 만나 인사를 나눴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슈나이더 일렉트릭 본사에서 ‘글로벌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진 왼쪽부터)멘토 갈민경 마케팅 본부장, 멘티 대학생 김영은 씨와 고승희 글로벌 HR 팀장이 만나 인사를 나눴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대학 교수님에게도 차마 털어놓지 못한 현실적인 걱정을 털어놓을 수 있어 기뻐요.”

인재 육성에 뜻을 둔 사람과 멘토의 가르침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이 만났다. 디지털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대표 김경록)의 갈민경 마케팅 본부장 그리고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김영은 학생이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가 이공계 여성 인재의 성장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한 ‘글로벌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멘토-멘티로 인연을 맺었다. 그 가운데에는 행사를 기획한 고승희 글로벌 HR 팀장이 있었다.

“이번 프로그램은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 분야 여성 인재를 위한 것으로, 이공계 전공 청년 여성들의 경력 개발에 참여함으로써 한국의 과학 기술 분야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회사의 철학이 담겼습니다. 여성 과학 인재들이 마음껏 역량을 펼쳐 미래의 꿈을 만들어 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고승희)

“평소 슈나이더 일렉트릭 여성분들이 자기 분야를 사랑하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멋져 보였어요. 어떻게 하면 나도 저렇게 자신의 능력을 펼치는 직장인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됐죠.”(김영은)

‘글로벌 멘토링 프로그램’은 예비 여성과학기술인의 진로탐색 및 경력개발, 미래설계 등을 지원해주기 위해 마련됐다. 직무 소개 및 인터뷰, 이력서 작성 팁 등의 인사부 특강을 듣고 산업 분야의 필수적인 최신 실무 기술을 전수받게 된다.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나누면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회사는 프로그램 통해서 여성 채용을 극대화하고 인재를 육성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슈나이더 일렉트릭 본사에서 ‘글로벌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진 왼쪽부터)멘토 갈민경 마케팅 본부장, 멘티 대학생 김영은 씨와 고승희 글로벌 HR 팀장이 만나 인사를 나눴다.
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슈나이더 일렉트릭 본사에서 ‘글로벌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진 왼쪽부터)멘토 갈민경 마케팅 본부장, 멘티 대학생 김영은 씨와 고승희 글로벌 HR 팀장이 만나 인사를 나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큰데, 창의적인 사고와 다양한 아이디어를 위해서는 여성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회사에서도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면 미래 산업에 갈 수 없지요. 이번 프로그램이 단순히 ‘재능 기부’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도 미래 산업을 함께 이끌어갈 인재를 육성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갈 본부장)

2018년 한국교육개발원이 낸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전국 대학 공학계열 입학생 중 여학생 비율은 25%로 나타났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 지원센터가 낸 보고서에 따르면 과학기술 연구개발 인력 중 여성 비율은 19%이며, 대학 및 공공연구기관의 연구과제 책임자 중 여성 비율은 9%에 그쳤다.

“저희 과가 총 120명인데 그 중 20명이 여학생이에요. 교수님들은 모두 남성 분이세요. 아무래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진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기가 쉽지 않아요. 위에서 끌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김영은)

“이공계는 숫자로 실력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역량을 펼치고 인정을 받기에 오히려 어려움이 없습니다. 자신과의 싸움이죠. 다만 사회에 나와 보면, 리더가 남성이 많다 보니 같은 남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기업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갈 본부장)

김영은 학생은 베트남 대학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직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는 “베트남 학생들에게 프로그래밍을 가르쳤는데 열정이 넘치던 모습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며 “학생들의 열정에 비해 학교 인프라가 따라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프로페셔널해지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서 많은 이들을 도와주며 사회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이공계를 나와서 꼭 엔지니어가 되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공대를 졸업하고 전공과 다른 업무를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 시대의 전공은 운전면허와 같다고 생각해요. 백그라운드일 뿐 반드시 직업과 일치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공계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폭넓은 시각을 가지는 것도 필요합니다.”(갈 본부장)

 

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슈나이더 일렉트릭 본사에서 ‘글로벌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진 왼쪽부터)멘토 갈민경 마케팅 본부장, 멘티 대학생 김영은 씨와 고승희 글로벌 HR 팀장이 만나 인사를 나눴다.
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슈나이더 일렉트릭 본사에서 ‘글로벌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진 왼쪽부터)멘토 갈민경 마케팅 본부장, 멘티 대학생 김영은 씨와 고승희 글로벌 HR 팀장이 만나 인사를 나눴다.

 

“제가 많이 들은 이야기 중 하나는 ‘여학생들은 성적이 더 높아야 한다’는 말이었어요. 그만큼 남자들과의 경쟁이 힘들다는 말이겠지요. 확실히 여학생들이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많이 고민하는 것 같아요. 한 친구는 기업 연수원에 갔더니 남자 10명에 여자는 단 둘뿐이었다고 의아해하더군요. 기업 차원에서 채용이 공평하게 이뤄졌으면 좋겠어요.”(김영은)

1836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글로벌 에너지관리 및 공정 자동화 전문기업으로, 양성평등 및 인재 성장을 지원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핵심 가치인 다양성과 포용성은 모든 직원이 안정된 환경 속에서 개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화돼 있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혁신을 이끌어갈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양성평등의 가치를 실현해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 인재 역시 온전히 창의력을 발휘해 혁신성을 수행하도록 돕는 것이다.

‘여성이 일하기 좋은 회사’로 손꼽히는 이유는 다양한 복지가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출산 또는 입양 시 3개월간 100%의 유급휴가를 보장하는 것은 물론 배우자 휴가를 최대 2주까지 유급으로 쓸 수 있게 한다.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100대 기업’,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등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다.

이번 프로그램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과학의 미래를 위한 여성 인재 키우기다. 고승희 팀장은 ‘동반 성장’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양성평등에 집중하는 회사의 방침에 따라 매년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여성 인재를 통해 회사도 함께 성장한다고 믿는 고유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며 “채용에서도 양성평등을 실현하도록 공평하게 운영되고 있다. 작년부터 한국에서도 젊은 여성 채용과 리더 양성에 집중하고 있으며, 여성 채용 50%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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