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장창업자금’ 턱없이 부족
‘여성가장창업자금’ 턱없이 부족
  • 채윤정 기자
  • 승인 2019.04.15 16:11
  • 수정 2019-04-18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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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업자 많고
지식서비스 업종 늘어나
노후화된 창업보육센터
여성친화적으로 변해야
대한민국여성발명박람회에서 여성 기업인들은 여성의 감수성과 생활 속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상품들을 선보였다. ⓒ여성신문DB
대한민국여성발명박람회에서 여성 기업인들은 여성의 감수성과 생활 속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상품들을 선보였다. ⓒ여성신문DB

여성기업의 경우, 99.99%가 중소기업이며, 이 중 89.4%가 소상공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여성기업은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해 생계형 창업이 많고, 숙박·음식업. 도·소매업 등으로 업종 편중 현상이 심해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보례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박사는 15일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된 ‘여성 창업과 성장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이 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이종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중소벤처기업부, (재)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한국여성경제인협회(이하 여경협)가 주관했다.

김보례 박사는 ‘여성 창업 현황과 정책적 개선방안’ 발제를 통해 우리나라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증가하고 있지만, OECD 36개국 중 32위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여성 창업은 개인사업자가 많고, 지식서비스 업종이 증가하고 있으며, 성장성 및 안정성은 여성기업이 더 높았다”며 “다만 고성장 기업 창업은 남성이 높았고, 여성기업은 폐업도 많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여성 창업기업들에게 일·가정 양립 문제가 발생할 때 필요한 전문가를 매칭해주는 지원이 꼭 필요하다”며 “창업보육센터가 노후화돼 2007년경 설립된 후 한 번도 개선되지 않아 시설 개선이 시급하며, 수유실을 갖추는 등 여성 친화적으로 꾸며야 한다”고 강조했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여성창업과 성장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려 종합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여성창업과 성장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려 종합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정윤숙 여경협 회장은 “10년 이상 된 여성기업에 대해서도 정책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업력별 비율을 보면 5년 미만이 55.7%, 5년 이상 10년 미만이 20%이며, 30년 이상된 기업은 1.6%에 불과하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남편과 사별하거나 이혼해 여성이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여성가장에게 돌아가는 ‘여성가장창업자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여성가장창업자금은 24억8000만원이 배정되는 데 정부의 예산은 20년째 동일하며, 지난해 경쟁률도 8:1 정도로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권영선 마스터키즈쿠킹 대표는 “지난해 여성가장창업 자금이 7월 소진된 것으로 돼 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은 더 빨랐다”며 “2017년 11월 자금을 문의했는데 예산이 소진돼 지난해 1월 말에야 연락이 왔고, 서류를 1개월 반 동안 서둘러 준비해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5월 계약했는데 자신에게 “올해 지원이 거의 마지막이라고 설명했으며, 아마 1분의 창업자가 더 지원받고 소진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신선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사는 “2017년 기준으로 전체 여성 취업자 중 여성고용주나 자영업자가 약 14~15% 정도였는데 남성은 25%가 고용주나 자영업자”라며 “전체 여성일자리의 1/4 이상이 고용주나 자영업자라면 여성창업이 어렵지 않게 느껴질 것이라 예상돼 여성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창업정책들이 보강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영달 한국기업가정신기술원(KET) 원장은 “여성창업을 남성창업과 동등성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국 연방정부는 여성 기업인들을 위한 법과 제도의 개선을 통해 동등성 확보의 기초를 마련하고, 뉴욕시 정부는 ‘전주기적 기업활동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구현하고 있는데 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커피볶는 집 이영숙 대표는 “30대 이전에 여성이 창업해 폐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도 30대 이전 생계를 유지하는 방안으로 창업했다”며 “여성 대표로 정책 지원금을 상담받으러 갔는데 상담자가 ‘뒤에 남편이 있어 회사를 운영하는 게 아닌지’ 꼬치꼬치 캐물어, 오지 말아야 할 곳에 온 게 아닌가 하는 회의감이 들었다”며 과정상의 문제를 제기했다.

양현봉 산업연구원 박사는 “스팀 진공청소기나 메이크업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진공파운데이션과 같이 생활 밀착적인 부분에서 여성 창업자가 두각을 나타내 한경희 사장처럼 매출 1000억원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며 “이공계 여성 석박사 비율이 늘어나는 추세인 데 이를 어떻게 창업으로 연계할 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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