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15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브리핑실에서 진행된 ‘국가인권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는 11일 헌법재판소가 선고한 ‘형법 제269조 제1항 등 위헌소원’ 사건에서 낙태한 여성 등을 처벌하는 조항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인정하고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권위는 “이번 결정은 그동안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하지 않았던 태도를 바꿔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 사건과 관련해 이미 낙태한 여성을 형사처벌하는 조항이 여성의 자기결정권, 건강권과 생명권, 재생산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며 헌법에 반한다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우리나라 형법은 그동안 예외 사유를 두지 않고 낙태를 전면 금지했으며, 모자보건법상 낙태 허용 사유도 매우 제한적이었다.

인권위는 “여성이 불가피한 사유로 낙태를 선택할 경우, 불법 수술을 감수할 수 밖에 없고, 의사에게 수술을 받더라도 불법이기 때문에 안전성을 보장받거나 요구할 수 없었다”며 “수술 후 부작용이 발생해도 책임을 물을 수 없어서 여성의 건강권, 나아가 생명권이 심각하게 위협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이 때문에 2018년 3월 안전하지 않은 낙태가 모성 사망과 질병의 주요 원인이므로 모든 낙태를 비범죄화할 것, 처벌조항을 삭제할 것, 낙태한 여성에게 양질의 의료접근권 제공 등을 한국 정부에 촉구했다. 또 유엔 경제적·사회적·문화적권리위원회 역시 2017년 낙태를 겪은 여성을 비범죄자화해 여성의 성 및 재생산 건강과 존엄성 보호의 권리 보장을 한국 정부에 촉구했다.

인권위는 “이번 결정이 재생산권의 보장, 안전한 낙태를 위한 보건의료 제도의 확충, 태어난 아이가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양육 환경 조성 등 사회 전반의 인권 수준 향상을 위한 생산적인 논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후 낙태와 관련한 국회 입법 과정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의견을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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