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함께 살고 싶은 평화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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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없는 통일은 없고 통일 없이 평화는 올 수 없다”고 말문을 연 박석분씨(45).

그는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자통협)에서 총무국장을 맡고 있다. 반전평화운동에 바쁘겠다는 기자의 질문에 한강에서 밤을 샜다고 답하며 웃는 박씨. 그는 한강에서 있었던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막기 위해 강변에서 이틀동안 ‘잠복근무’를 했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은 대북 공격을 전제로 한 실전훈련”이라며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훈련의 부당함을 말하기 위해 피켓시위를 벌였다”고 말했다. 박씨는 99년에 결성된 자통협 일을 하면서 평화운동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영역을 넓히는 열매를 맺었다.

그는 “지금은 많은 단체와 사람들이 평화운동에 나서고 있다”며 “이제는 통일이 된 후에도 한반도의 평화가 보장되는 ‘평화군축’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많은 일을 하고 있는 활동가들이 생활 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동료들과 자통협의 일을 발전시키면서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하느라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전했다.

“활동비를 벌기 위해 일주일에 하루 정도 다른 단체 일을 병행하면서 생활비를 충당했었지요. 남편도 활동가이다 보니 아이 둘을 키우고 살림을 꾸려나가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는데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동생 내외와 함께 살거나 동료들과 공동살림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정작 걱정하는 것은 어려운 살림이 아니라 ‘자기만족’에 대한 우려다.

“이만큼 했으니 됐다는 만족이나 이제 충분한 것 아닌가 하는 자위가 가장 위험한 것 같아요. 특히 나이가 들수록 이걸 할 수 있을까라는 망설임이 커지는데 부단히 노력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하죠.” 박씨는 이런 마음을 옮기기라도 하듯 요즘 웹 편집 등 사이버 홍보전략을 공부하고 있다.

“사실 운동에 대한 신심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에 이런 기능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어요. 그런데 여중생 사망 사건이 일어났을 때 사람들이 홈페이지를 찾아와 의견을 제시해도 기본적인 기술을 모르니 소통이 안되더라고요. 변화에 발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기자가 살아가면서 이루고 싶은 꿈을 묻자 그는 예상치 못했던 답을 했다. “꽃 가꾸며 살고 싶다”는 짤막한 말이었던 것. 그는 잠시 뒤에 웃으며 말을 잇는다.

“그렇게 하지 못하겠죠.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활동하겠다고 생각하면서 여유까지 부리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일 것 같아요.” 부족하다 싶으면 망설이지 않고 자신을 가꾸는 그의 모습, 바로 꽃이었다.

나신아령 기자arshin@womennews.co.kr

다음 릴레이 인터뷰 주자는 문화연대 송수연 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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