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가 죄라면 범인은 국가다”···헌법재판소 앞 뒤덮은 여성의 목소리
“낙태가 죄라면 범인은 국가다”···헌법재판소 앞 뒤덮은 여성의 목소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19.04.11 14:59
  • 수정 2019-04-11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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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처벌 위헌 여부를 밝히는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노동당녹색당사회변혁노동자단이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처벌 위헌 여부를 밝히는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노동당녹색당사회변혁노동자단이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낙태가 죄라면 범인은 국가다!”, “약물적 임신중지 도입 평등한 재생산권 보장!”

11일 서울시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은 낙태죄 위헌판결을 촉구하는 청년·종교계·의료계 등 복수 단체들의 목소리로 뒤덮였다. 이들 8개 단체는 헌법재판소 오른편에 자리 잡고 오전 9시부터 40분씩 ‘낙태죄 위헌판결 촉구 릴레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동당과 녹색당 사회변혁노동자당이 ‘헌법재판소 낙태죄 위헌판결 촉구 진보정당 기자회견’을 연 오후 1시께 이미 헌법재판소 정문 오른편은 발디딜 곳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낙태죄 위헌판결을 촉구하는 내용의 구호를 외치면서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장은 “낙태죄는 지난 50년 동안 여성과 태아를 책임지지 않는 법이었다. 낙태죄는 국가인구를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잘못됐다”고 말했다. 그는 “낙태죄를 통해 사랑과 가정을 지키는 게 아니라 (폐지를 통해) 자신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지혜 노동당 대표는 “판결까지는 수많은 여성들의 행동이 있었다. 제가 중학생 때 봤던 성교육 영상에서는 여성의 임신중절과정을 보여줬다. 여성이 순결해야 된다는 것이었다”며 ”저는 태아의 생명이 먼저냐, 자기 결정권이 먼저냐 보다 수많은 여성들에게 임신에 책임을 처벌로 내리는 게 옳은지에 대답을 헌법재판소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40분간의 기자회견을 마친 뒤 숫자 ‘269’가 적힌 판넬을 부시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269는 ‘자기 낙태죄’로 불리는 형법 269조를 뜻한다. 낙태한 여성을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백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는 내용이다. 형법 270조 ‘동의 낙태죄’를 보면 수술한 의사도 2년 이하의 징역을 처벌받는다.

오후 1시 40분께에는 의료계도 기자회견을 열고 “낙태가 합법화되면 제대로 교육받은 의사에게 시술을 받을 수 있다.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상황에서 상담도 할 수 있다”며 낙태죄 위헌 판결을 촉구했다.

헌법재판소 정문 왼쪽편에서는 오후 1시부터 낙태죄폐지반대전국민연합이 연 ‘헌재 판결 낙태반대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의 존중이라는 우리 헌번의 정신에 입각해 볼 때, 낙태죄는 앞으로도 계속 존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 앞 4차전 도로 건너편에서도 낙태죄 폐지에 반대하는 단체들이 피켓을 들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이날 낙태죄를 처벌하는 현행법 상 조항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헌법 불합치’로 판결을 내렸다. 2012년 합헌 4대 위헌 4로 낙태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지 7년 만이다. 헌재는 이날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낙태죄 처벌 조항인 형법 제269조 1항(동의낙태죄)과 제270조 1항(자기낙태죄)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통해 이같이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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