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탄 성명서 항의 서명 615명
‘여성에 대한 도덕적 검열이자
여성 네트워크 저해…’ 등 의견
40일만에 성명 철회

 

 

 

숙대 총학생회가 낸 김순례 동문의 5.18 민주화운동 폄훼에 대한 성명서 철회 입장문
숙대 총학생회가 낸 김순례 동문의 5.18 민주화운동 폄훼에 대한 성명서 철회 입장문

 

숙명여자대학교 총학생회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가 약자혐오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규탄 성명서를 40일 만에 철회했다.

중앙위는 8일 입장문을 내고 중앙위 위원들의 재논의 과정에서 철회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중앙위는 입장문에서 성명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 ‘여성주의 사안이다등의 각 단과대학과 학부별 학생회가 밝힌 입장을 공개했다지난 218일 성명서는 “(김순례의원이) 2015년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에 대한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그들을 모욕하는 등 이미 인격과 덕망을 갖추지 못한 태도로 숙명의 이름에 먹칠했다“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를 모욕해 또다시 논란의 화두에 올라 숙명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켰다고 지적했다. 성명서는 또 2016년 김의원에게 수여한 올해의 숙명인상철회를 촉구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10일 여성신문과의 통화에서 각 학부별 설문조사 등 의견수렴과 중앙위 의결 과정을 거쳐 성명서를 채택했다. 그러나 성명서가 공개 된 후 일부 학생이 총학 공식 이메일을 통해 강하게 반발의사를 전해왔기에 중앙위를 다시 소집해서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메일은 지난 1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는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멈추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전달되었다. 이메일에는 동문 규탄으로 숙명여대의 대외적 명예가 실추된다 동문 규탄은 사회에서 여성에게 가해지는 도덕적 검열을 더욱 공고히 하는데 일조한다 정치적 행동을 이유로 동문을 규탄하는 것은 향후 숙명여대 내의 여성 네트워크 형성을 저해한다 등의 의견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이메일에는 615명의 재학생이 학번을 연명으로 밝혔다.

황지수 총학생회장은 중앙위에서 성명서를 철회한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앙운영위원회 의결을 거쳐 성명서를 발표한 이유는 숙명여대 학생들이 사회적 소수자와 연대하고 있음을 당당히 드러내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성명서 철회로 인해 많은 분들께 깊은 상처를 안겨드리게 되어 죄송할 따름이라고 글을 올렸다.

그러나 숙명여대 총학생회와 일부 학생들이 성명서 철회 이유로 여성주의와 여성에 대한 도덕적 검열 공고화, 여성네트워크 형성 저해 등을 거론한 데 대해 SNS 상에서는 여성에 대한 도덕적 검열이라는 문제 제기를 이해할 수 없다” “부끄러운 발언을 규탄하는 것이 (학교의) 명예를 높이는 일 아닌가” “페미니즘이 소수자 인권 연대를 철회하는데 거론되다니라는 등 다양한 반론이 제기되었다. 김순례 의원은 1978년 숙명여대 제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여약사회장을 거쳐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의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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