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원, 호른바흐에 서한
"여성에게 혐오·불쾌감 조성"
잘못된 성의식 조장 우려
교민들, 베를린서 1인 시위
한국 정부 측이 독일에서 아시아 여성 비하 등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가구 및 집수리 DIY 기업 ‘호른바흐’(HORNBACH)에게 공식 항의했다.
주독 한국문화원(원장 권세훈)은 9일(현지시간) 호른바흐에 “기업광고의 일차적인 목표가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것이라도 내용이 특정 인종이나 여성에게 혐오와 불쾌감을 불러일으킨다면 정당화될 수 없다”며 “적절한 조치를 해달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한국문화원은 “한국 교민들은 귀사의 광고가 아시아계 여성들을 비하하고 폄하해 독일 사회에 아시아계 여성들에 대한 잘못된 성의식을 조장하고 독일 남성들의 비뚤어진 성적 우월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매우 불쾌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느 국가보다도 여성 인권과 보호에 앞장서온 독일에서 이러한 광고가 등장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러워한다”며 “한국과 독일 간 전통적인 우호 관계에 비추어 볼 때도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지난달 공개된 호른바흐의 영상 광고는 아시아 젊은 여성이 백인 남성의 속옷의 냄새를 맡는 모습이 담겨 논란을 빚었다. 여성은 정원에서 땀 흘려 일한 다섯 명의 백인 남성들의 속옷의 냄새를 맡으며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다. 자막에는 ‘이게 봄내음이지’라는 문구가 뜬다.
온라인상에서는 아시아인들을 중심으로 ‘#Ich_wurde_geHORNBACHt’(나는 호른바흐 당했다)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진행 중이다. 최근 한국 교민들은 베를린의 호른바흐 매장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호른바흐는 광고 철회를 밝히지 않았다. 해당 영상은 아직도 광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