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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펼쳐 중간쯤에 있는 전면광고란을 보자. 체중의 10%를 감량해준다는 말과 함께 ‘20kg이 줄었어요∼’, 심지어 50kg 가까운 체중 감량 사례가 실려 있다. 어디서부터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과장 또는 거짓인지 모르면서 오늘도 그 광고를 보고 몇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전화를 걸었을까?

우리나라 여성들은 거의 대부분 자기 몸매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한다. 비만이거나 과체중인 여성뿐만 아니라 충분히 보기 좋고, 보통 체격에 건강한 많은 여성들까지 마르기를 원하고 있다. 언제부터 마른 몸매가 사회적으로 여성이 갖춰야 할 미덕이 됐는지 모르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 날씬해지기를 원한다.

많은 여성들이 날씬하고 마르기를 원하기 때문에 그런 여성들이 살을 빼는 것은 ‘식욕’이라는 엄청난 욕구와 싸우는 것이기에 자기절제가 힘들어서 다른 방법의 도움을 받고 있다.

체중을 줄이는 것은 중요하다. 우선 눈에 보이게 체중계의 눈금이 줄어들고 지금까지 입었던 옷들이 이제는 커서 입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나는 살이 빠졌어’ 하고 만족하게 될텐데 실상 비만하다와 그렇지 않다는 체중이 아니라 몸에 있는 체지방의 수치로 판단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체중을 10kg이나 줄였는데 체지방은 여전히 비만의 수치라면 아직 그는 비만한 것이다. 우리 몸은 에너지를 내면서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이 같이 연소하기 시작하지만 탄수화물의 산화속도가 가장 빠르고 다음이 단백질, 그리고 지방이 가장 나중에 연소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이 연소하려면 20분 이상의 운동이 필요하다. 적게 먹으면서 지속적인 운동을 겸한다면 건강에 해가 되지 않고도 체지방을 줄이고 살도 뺄 수 있다. 이게 가장 이상적인 체중감량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신속한 다이어트를 원한다. 그래서 그들이 찾는 곳이 바로 ‘단식원’이다. 단식원은 말 그대로 단식(斷食)을 하기 위해 들어가는 곳이다. 단식이라는 단어를 풀이해보면 단(斷)은 끊다, 식(食)은 음식으로 음식 공급을 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식원보다는 운동을

많은 여성들은 음식의 유혹과 자기를 이기기 위해 기숙사 같은 곳에 들어가 정해진 스케줄대로 10∼15일 살다보면 체중이 확실하게 빠진다는 원리를 믿고 찾고 있었다. 솔직히 나는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하는 취재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단식원에 손님이 그렇게 많은 줄은 몰랐다. 여기서 얼마나 우리 사회가 병들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단식은 죽음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것이라고 했다. 밥 먹을 시간이 없어 한끼 정도 굶게 되었을 때 몸에 힘이 없고 얼마나 배고픈 것에 신경이 쓰이는지를 안다. 단식을 10일 동안 한다니! 그것은 자기와의 싸움을 떠나서 정상적인 신진대사를 무너뜨려 수명을 ‘단축’시키는 게 아닐까?

나도 날씬해지고 싶다. 하지만 단식원에 들어가는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겠으며 단식으로만 살을 뺄 수 있다는 생각도 버릴 것이다. 밥 한 숟가락 덜 먹으면서 밤에 줄넘기를 하거나 동네 한바퀴를 달리거나 빠른 걸음으로 30분씩 걷는 것을 해야지. 그렇게 하면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제대로 된 다이어트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단식으로 효과를 본 사람은 체중이 줄기도 했지만 그 후유증으로 고통받을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노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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