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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고다 언덕 위 성분묘교회에서의 부활절 행사

이스라엘과 주변국가간의 관계가 개선되어 중동지역의 긴장이 줄어

들면서 이스라엘 성지순례 여행객이 급중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교회나 성당 등 종교기관의 의뢰로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며 여행

사의 독자적인 성지순례여행은 많지도 않고, 유럽여행도 포함하는 긴

여정 때문에 선택에 어려움을 겪게된다. 또한 여행사가 주관하는 성

지순례여행은 불특정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므로 연세가 많으신 분들

은 참여하는 데 무리가 뒤따른다.

이번에는 가족과 함께 편안히 다녀올 수 있는 성지순례에 대하여 알

아본다. 보통 이스라엘 성지순례는 이집트에서 시작된다. 성지순례와

는 관계없이 이집트에는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등 무려 4천5백년 전의

고대 이집트의 유적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이집트에서 성지순례가 시작되는 진정한 뜻은 모세의 출애굽

경로를 밟아보는 것 때문이다. 카이로에서 약5백㎞ 떨어진 시내산은

높이 2천2백85미터로 대부분 일출시간에 맞추어 이른 새벽에 정상으

로 오르게 된다. 이어서 계속 버스로 이스라엘까지 사막을 여행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노약자를 동반하는 경우는 일정에서 빼는 것

이 좋겠다. 카이로에서 이스라엘의 텔아비브까지는 항공편 외에

($150, 이스라엘항공 778-3351) 쉐라톤 호텔에서 매일 아침 5시30분

출발하는 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20) 이 버스는 수에즈운하를 건

너, 아직도 주변에 이스라엘과의 전쟁 흔적이 남아 있는 시나이사막

을 지나 국경인 라파(RAFAH)까지 간다. 이곳에서 대기하고 있는 이스

라엘 버스로 갈아타고 팔레스타인 난민캠프가 있는 가자지구를 지나

면 약 9시간만에 텔아비브나 예루살렘에 도착하게 된다. 버스를 이용

할 경우에는 미리 간식과 음료수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예루살렘은

텔아비브의 벤구리온공항에서 자동차로 약1시간 걸린다. 밤 늦게 도

착하여도 텔아비브 시내뿐 아니라 예루살렘까지 가는 택시와 세루트

라 불리는 합승택시도($10) 있어서 직접 예루살렘으로 가는 것이 편

하다.

예루살렘 관광은 생각보다는 간단하다. 예루살렘의 구시가는 가로,

세로 1㎞정도의 성벽으로 둘러쌓여 있다. 이 성벽은 오스만터어키의

통치시절에 쌓은 것인데, 역사적인 장소들은 대부분 이 성벽 안에 있

다. 성벽안은 좁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기독교, 이슬람교,

아르메니아교 등 4지역으로 나뉜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찾아가 보게 될 곳은 대부분 이슬람지역에 몰려

있다. 이 성벽 안에는 좁은 골목들이 미로처럼 연결이 되어 있어서

두 다리 외에는 다른 교통수단은 없다. 예루살렘의 성지순례는 성벽

의 동쪽벽에 있는 스테판문에서 시작한다.

이 문으로 들어서면 빌라도의 재판을 받은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까지 올랐던 ‘고난의 길’(VIA DOLOROSA)로 이어진다.

예수께서 마리아를 만난 곳, 시몬이 예수의 십자가를 대신 진 곳, 베

로니카 여인이 예수의 얼굴을 닦아준 곳 등으로 알려진 장소에는 이

를 알리는 표시가 있어 항상 이를 배경으로 사진 찍으려는 순례객으

로 붐빈다. 폭이 불과 2미터에 불과한 좁은 골목을 따라가면 골고다

언덕 위에 세워진 성분묘교회가 나타난다. 이 교회내부에는 골고다언

덕의 십자가가 세워진 곳, 예수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려 모신 곳,

예수의 무덤이 있다. 성분묘교회의 바로 옆에는 이슬람사원이 있다.

골고다언덕, 성분묘교회,

성분묘교회에서 나와 다시 골목길로 들어서 강한 향료냄새가 배어

있는 시장 골목길을 지나면 ‘신전의 언덕’(TEMPLE OF MOUNT)으로

들어가는 문이 나타난다. 이 곳은 성경에 기록된 모리아산으로 솔로

몬이 예루살렘에 최초로 하나님의 성전을 지었던 곳이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 했던 곳이며 마호메트가 승천한 곳으로 알려진

바위에는 황금지붕을 한 이슬람사원인 ‘바위 돔’(DOME OF THE

ROCK)이 세워져 있다. 그 건너편에는 비잔틴교회로 건축되었지만 그

후 이슬람사원으로 바뀐 엘아크사사원이 있다.

신전의 언덕을 나와 왼쪽으로 내려오면 유대인들이 많이 찾는 신전

의 언덕의 서쪽벽에 해당하는 ‘통곡의 벽’(WESTERN WALL)이 나온

다. 통곡의 벽에서 내려오면 남쪽으로 덩게이트로 연결된다. 많은 이

스라엘 시만들은 이곳을 통하여 통곡의 벽을 찾아 오므로 택시나 버

스도 많다. 신전의 언덕은 하루에도 여러번 이슬람신자들의 기도시간

에는 출입이 제한되므로(오전은 11시) 아침 일찍 예루살렘에 입성하

는 것이 좋다. 통곡의 벽은 금요일에는 사진촬영이 금지된다.

비아돌로로사를 따라 통곡의 벽까지 걷는 거리는 약 2㎞에도 못미치

며 골고다언덕도 경사가 매우 완만한 골목길로 연세 많으신 분들도

천천히 걸으면 동네 시장을 다녀오듯 돌아볼 수가 있다. 다만 좁은

골목길에서 항상 많은 인파가 다니므로 보행이 부자유스러운 분은 옆

에서 부축해드릴 필요는 있다. 오전에 예루살렘 구시가를 이렇게 둘

러보고 호텔로 돌아와 휴식을 취한다.

오후에는 예루살렘에서 자동차로 약20분 걸리는 베들레헴에 가본다.

베들레헴의 마굿간 자리에는 ‘탄생교회’(THE COURCH OF NATIVITY)

가 세워져 있으며 마굿간 자리는 이 교회의 지하에 있다. 예루살렘과

베들레헴을 돌아보는 데 전용차량은 필요없고, 필요하다면 택시를 이

용한다. 만일 가족이 5명 이상이라면 세루트라 불리는 8인승 중고벤

츠 택시를 이용한다. 예루살렘 성벽의 동쪽에 있는 겟세마네동산을

따라 올리브산으로 올라가면 예루살렘성의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전

망 좋은 곳에 SEVEN ARCHES호텔이`있다.($90, 예약 512-0400.

722-8223). 호텔에서는 전세택시도 알선해주며 주변에는 세루트들도

많아서 시내출입도 편하다.

성지순례로 이스라엘을 찾아온 많은 사람들은 막상 예루살렘을 둘러

본 후 예수님의 발자취를 더듬어 본 감격과 함께, 성스러운 예루살렘

의 유적들이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되어 신성해야 될 이 지역이 아랍

상인들의 시장바닥으로 둔갑한 현실에 실망과 함께 분노를 표시하는

분들도 적지 않다. 이곳은 7세기 초에 이슬람세력이 들어온 후 십자

군시대를 제외하고는 기독교의 영향이 미치지 못한 곳임을 이해하여

야 하겠다.

다음날은 여리고와 쿰란, 사해지역을 둘러본다. 해발 8백미터가 넘

는 예루살렘에서 유데안사막을 따라 내려가면 해수면 보다 약 3백50

미터 낮은 여리고(JERICHO)에 도착한다. 여리고에는 여호수아가 전투

를 벌인 성벽이 남아 있고, 예수께서 사탄의 유혹을 받은 ‘시험산’

(MOUNTAIN OF TEMPTATION)이 있다.

쿰란은 사해에 접한 사막에 있는 데, 2천년 전의 유대인들이 로마제

국에 의해 쫓겨 도피생활을 한 동굴에서 두루마리성경이 발견된 곳이

다. 사해는 염호로서 유입되는 수량은 적고 강한 태양열로 증발되는

수량이 많아서 염분의 농도가 30%에 이르는 호수다. 이곳은 사람이

들어가도 물에 뜨는 곳으로, 물놀이를 할 호수는 못되지만 특이한 체

험을 하려고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들고 있다.

여리고와 사해를 둘러보려면 전세택시를 이용한다. 예루살렘성벽의

다마스크스게이트 건너편에는 아랍합승택시(세루트) 정거장이 있는데

가족이 많아도 8명까지 한차에 탈 수 있어서 편리하다.(시간당 $20정

도) 사해에서 수영을 안할 경우엔 4시간이면 충분하지만 사해에서 수

영을 하고 싶으면 에인게디(EINGEDHI)에 편의 시설을 갖춘 휴양지가

있으니 이곳을 찾는다. 에인게디에는 마땅한 휴양지가 없는 이스라엘

국민들과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으로 식당과 탈의실, 샤워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이렇게 이틀 동안 예루살렘일정을 마치면 다음날은 나자렛과 갈릴

리, 가버나움을 다녀온다. 나자렛은 예수께서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

나 이와 관련된 흔적은 전혀 없고, 동정녀 마리아가 가브리엘 천사로

부터 수태고지를 받은 곳으로 알려진 자리 위에 카톨릭성당이 세워져

있다. 예수께서 전도활동을 펴시고 기적을 일으키신 갈릴리호수는 나

자렛에서 약30분 거리다. 갈릴리호수 주변은 경관이 수려하여 지금은

휴양지로 알려진 곳이다. 갈릴리 호수에 있는 티베리아스에는 호수

주변에 많은 호텔과 식당들이 들어서 있다. 이곳 식당들은 어부였던

베드로의 이름을 따온 ‘베드로의 생선’(PETER'S FISH)을 성지순례

객들의 지정메뉴로 제공하고 있다. 갈릴리호수 북쪽 ‘탑가’

(TABGHA)의 떡 다섯개와 생선 두마리로 기적을 일으킨 장소에는 독일

교회에서 세운 교회가 있으며, 가버나움(CAPERNAUM)에는 당시의 도시

였음을 입증하는 유대회랑인 시나고그의 터전이 남아 있다.

이 지역을 모두 돌아보는 데 하루면 가능하다. 단지 사해지방과는

달리 차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편이므로 중고차량인 아랍택시보다

는 시내택시와 교섭을 해보거나 가족이 많은 경우에는 택시회사에 전

화로 8인승 택시나 렌트카회사를 찾아본다(하루 $200정도). 대부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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