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력개발센터 전국 16개 지역 51개소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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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현재 당신의 모습은 10년 전 당신이 꿈꾸던 그 모습입니까?

스스로 물었을 때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여성이 얼마나 될까. 특히 결혼 후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까지 둔 여성이라면, 가슴 한 구석을 아리게 하는 질문이 될지도 모른다.

가까운 곳으로 눈을 돌려보자. 취업이 나와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이 온 몸으로 느껴지는 곳이 있다. 여성부가 주관하는 여성인력개발센터가 그 곳. 1993년에 ‘일하는 여성의 집’으로 출발, 2001년에 주관 부서가 노동부에서 여성부로 바뀌면서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여성부 최창행 인력개발담당관은 “25세에서 30대 중반의 여성 가운데 전업주부는 반이 넘는다. 여성인력개발센터는 취업 적정 연령을 벗어난 이들에게 다양한 기술 교육을 해줌으로써 취업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며 “지난 2001년부터는 IT 전문 인력을 키우는 기술센터로 자리매김했고 특히 연령·학력에 맞는 다양한 교육 내용을 갖춘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전업주부 경력도 살린다

먼저 내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센터가 어딘지 알아보자. 현재 서울에서 제주에 이르는 전국 16개 지역에 51개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각 센터에 대한 정보는 여성인력개발센터 홈페이지(

www.vocation.or.kr)에서 찾을 수 있다.

그 다음엔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내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세심하게 살펴보자. 무작정은 곤란하다. 무엇을하고 싶은지 그리고 어떤 직종에 취업하고 싶은지 판단이 선 다음에 움직이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지레 겁먹지 않아도 된다.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갑갑한 사람은 각 센터에 있는 직업상담사를 찾아가 봐도 좋다. 친절한 설명이 나를 반겨줄 것이다.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얻을 수 있는 내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단기 직업능력개발, 취업정보·취업알선, 근로여성 고충상담, 훈련수강생 자녀를 위한 어린이방 운영, 사회교육·문화활동 지원 등 종합 서비스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여성성과 전업주부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신종 유망직종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육아 경험이 도움이 되는 홈스쿨 지도자·문화체험지도자·영어독서지도자·글쓰기독서지도자·아동지도사 등이 있고 IT분야에서는 소호쇼핑몰 창업·컴퓨터강사 등 가사와 육아를 함께 할 수 있는 직업의 세계로 발을 내밀 여지도 충분하다. 종로인력개발센터 김영남 관장은 “인터넷 방송에 여성 진출이 느는 현실을 반영, 웹 기획·캐릭터 디자이너 등 인터넷 컨텐츠 기획자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간병인·베이비시터·제과제빵·조리사·폐백 이바지 등 재취업 여성들이 접근하기 쉬운 분야는 물론이고 전산·세무·회계 등 일반 사무직으로 가는 길도 열려있다.

교육 수준 보장, 저렴한 교육비도 장점

특징 있는 직업에 관심이 있는가. 은평여성인력개발센터는 베이비시터·산모 도우미·간병인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케어복지사’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고양여성인력개발센터는 여성인력개발센터 중 처음으로 ‘컨벤션 기획사’ 과정을 4월 7일 개강한다. 영상번역가 과정도 고양센터의 자랑거리. 그밖에 강남여성인력개발센터는 커피·와인 전문가 등 취미와 전문성이 결합된 과정이 수강생들에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으며 사회교양 프로그램인 위바사나 수행도 눈길을 끈다.

여성인력개발센터는 저렴한 수강비와 양질의 교육을 최장점으로 내세운다. 인천여성인력개발센터 남상인 관장은 “여성인력개발센터는 시민단체가 위탁을 받아 운영하기 때문에 사명감이 남다르며 특히 창업을 지원하고 교육과 취업을 연결해 주는 등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 기관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용산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회계프로그램을 이수한 신성숙(30)씨는 “새 직장을 구하는 과정에서 여성인력개발센터를 알게 됐고 평소에 필요하다고 느꼈던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며 “선생님들이 설명을 너무 잘해주셔서 초보자들도 무리 없이 교육을 마칠 수 있었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신씨는 친구들에게 센터의 홍보맨이 되고 있을 정도. 고양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쇼핑몰 창업 과정을 듣고 있는 강덕임(35)씨도 마찬가지. “96년에 아이를 낳으면서 일을 그만뒀어요. 아이들이 있으니까 집에서라도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던 차에 여성인력개발센터를 알게 됐죠. 쇼핑몰 운영의 기본이 되는 기술을 배우고 있는데 이 과정이 끝나면 창업을 할 생각이에요. 일을 하고 싶거든요”라며 수업에 열성을 보이고 있다.

잘 보면 길은 보이게 마련. 지금 당장 인터넷으로 들어가 여성인력개발센터 홈페이지를 검색해보자. 단 “다른 기관보다 시설이 낙후됐다고 실망하시는 분도 있는데 시설보다는 교육의 질을 먼저 본다면 막막한 취업 길이 훨씬 쉬워 보일 것”이라는 센터 관장님들의 당부를 기억하자.

조혜원 기자nanca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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