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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민원기 기자>

다음의 질문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 우리 집에는 가족들이 함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게시판이 있나요?

- 우리 집에는 어떤 그림들이 걸려 있나요? 혹시 그림 옆에 그림에 대한 설명이 있나요?

- 우리 집에서는 어떤 글들을 볼 수 있나요?

- 우리 집에는 아이들을 위한 책을 제외하고 부모를 위한 책이 어떤 책들이 있나요?

- 우리 집에는 어떤 식물들이 자라고 있나요?

- 우리 집에서는 혹시 어떤 인물의 사진, 브로마이드를 볼 수 있나요?

- 우리 집에서 즐겨 듣는 음악은 어떤 음악인가요?

- 부모님의 자동차에서는 어떤 음악을 주로 들을 수 있나요?

- 부모님은 어떤 음악을 즐겨 듣나요?

- 부모님이 즐겨 보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 부모님이 즐겨 빌려보는 비디오 장르는 무엇인가요?

- 부모님에게 오는 편지가 있나요? 주로 어디서 오는 편지인가요?

부모님이 직접 편지를 쓰고 보내시나요?(이메일 포함)

- 우리 집에서는 일년에 한번씩 가족정기총회를 하는가요? 온 가족이 참여하는 가족행사가 일년에 언제인가요? 그리고 그때는 무엇을 하나요?

- 부모님의 취미는 무엇인가요? 부모님이 평소에 행복해 할 때가 언제인가요?

부모의 생활문화부터 풍요롭게

문화는 생활입니다. 아이들은 생활 속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느끼며 자랍니다. 요즘 아이들은 여러 가지를 배우러 여기저기 다니느라 바쁘지만 그래도 가장 많이 만나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가정이며 가족입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가장 많이 배우고 느끼며 경험하는 곳은 결국 가정이며, 가족입니다. 그러므로 가정문화, 가족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스승이며, 배움의 공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가족(부모님)이 잘하는 것도 배우고, 잘못하는 것도 배웁니다.

생활 속에서 배운다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집 벽에 아인슈타인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아빠가 아인슈타인을 매우 좋아해서 붙여 놓은 사진입니다. 그 사진 옆에는 아인슈타인이 좋아했던 말들이 메모돼 함께 붙어 있습니다. 이런 사진들이 붙어 있으면 아이들이 그 사진을 볼 것입니다. 아이들을 앉혀놓고 아인슈타인을 설명하지 않아도 날마다 그 사진을 자연스럽게 보게 되니까 아이들에게 아인슈타인은 잘 아는 사람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생활 속의 교육이란 바로 이런 것입니다. 말이나 가르침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스스로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것 말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멋있는 아이의 모습은 어떤 모습입니까?

- 자기 할 일을, 특히 공부를 스스로 하는 주체적인 아이입니다.

- 문화·예술·감성적으로 풍부한 아이입니다.

- 표현능력이 풍부한 아이입니다. 말과 글로 자신의 생각을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기 원합니다.

- 지적인 것에 관심과 즐거움을 갖고, 지적인 호기심이 많은 아이를 원합니다.

- 사회적 관계능력을 갖는 아이입니다. 다른 사람·아이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특히 다른 아이들로부터 존중받고 인정받는 아이를 원합니다.

- 개성이 있고, 독특하면서도 진지함과 인내심을 갖는 아이를 원합니다.

부모님들은 아이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각종 공연을 알아보고 그 공연에 아이들을 데려 갑니다. 아이들을 위해 서점에 가고 비디오를 보며 여행도 갑니다. 아이들을 위해서 하루도 쉬지 않고 많은 것을 하다가 가끔 ‘내 삶은 어디 있지?’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부모님 스스로를 위한 일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지켜봅니다. 몰래 훔쳐보기도 합니다. 우리 엄마는 엄마를 위해서 무엇을 하며 어느 때 가장 행복해 하는가? 나 때문인가? 우리 엄마는 어떤 책·영화·음악을 즐기는가?

초등학교 3학년에 이르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부모님들을 더욱 유심히 살펴봅니다. 이때 아이들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으며 문화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바로 부모님들의 문화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제 아이들은 부모님들의 문화와 삶을 논평하기 시작합니다. 부모님들의 명령도 잘 먹히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특히 엄마의 권위가 점차 힘을 잃어가기 시작합니다. 엄마를 무조건적으로 존경하지 않게 됩니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고 지적인 세계에 높은 관심을 갖기 원한다면 아이에게 책을 사주기 전에 엄마 스스로 좋아하는 책을 읽는 것이 가장 빠른 길입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하기 전에 엄마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행복해 하는 모습을 아이가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문화는 아이가 어릴수록 좋은 영향을 줍니다.

아이에게 좋은 그림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그림을 고르기보다 먼저 엄마가 마음에 드는 그림을 고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거실이나 부모님 침실에 걸려 있는 그림이 부모님이 가장 좋아하는 그림일 때 아이는 그림에 대해 관심을 가집니다.

부모님의 생활문화가 풍요로울수록 아이들 문화도 풍요로워집니다. 부모님의 지적인 세계가 열릴수록 아이들의 지적인 영역도 열립니다. 부모님의 대화와 토론이 많으면 많을수록 아이들의 사회적 관계능력 또한 높아집니다. 아이들을 위한 삶이 아니라 부모님 스스로의 삶을 풍요롭게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아이들 또한 그 부모님을 배우고 따르는 삶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커갈수록 아이들이 부모님을 존경해야 할 이유가 분명해져야 합니다. 자신을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고 내가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하게 해주는 분이라는 것뿐만 아니라, 삶·문화·지적으로도 우리 부모님은 멋있는 분들이라는 생각이 아이들에게 스며든다면 아이들은 결코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잃어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차오름 헵타드사고력교육연구(www.sapiens.co.kr 02-2057-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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