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수업은 인권존중에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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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으로 부상당한 어린이가 울부짖고 있다. <사진·AP>

“죄없는 사람들이 죽는 게 싫고 환경이 많이 오염되기도 하고 집과 학교 등 좋은 건물들이 파괴되어서 없어지는 게 싫다. 미국 대통령이 나쁘다. 미국 대통령이 욕심이 많은 욕심쟁이 인가 보다” 〈박영희 양〉

“미국에서는 ‘이라크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전쟁을 일으켰다. 여러 나라가 이 전쟁을 반대하였지만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후세인으로부터 이라크 국민에게 자유를 찾아준다는 말을 걸고 무서운 전쟁을 일으켰다. 전쟁은 참 무섭다. 난 이번 전쟁이 빨리 끝나고 다치고 죽는 이라크 국민이 많지 않았으면 좋겠다” 〈신예흰 양〉

“미국은 약속대로 민간인 피해를 최소로 줄이고 후세인 대통령을 사살하던지 협정을 하든지 해야 할 것만 같다. 또 이라크는 인간방패라는 무시무시한 것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원일 군〉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지난 20일, 선생님과 함께 전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미아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쓴 일기다.

서울 길음동에 위치한 미아초등학교 이난이(31) 교사는 “전쟁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많이 고민했다”며 “무언가 가르치려는 생각보다는 전쟁반대 집회에 참여했던 이야기, 많은 사람들이 전쟁을 반대한다는 이야기, 무고한 사람들이 죽을까봐 걱정된다는 이야기 등을 말했다”고 밝혔다.

실제 아이들과 미국-이라크전에 대한 토론이 생각만큼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명백히 미국이 잘못했기 때문에 미국에 대한 성토대회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교사는 이에 대해 “반전평화교육이 일회성으로 끝나면 안된다”며 “평화교육을 얘기할 때는 인권존중에 관해, 아이들의 눈에서 본다면 남을 배려하는 삶에 대해 꾸준히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쟁, 사진 통해 자연스럽게 인지하도록

전쟁은 전쟁으로 끝나지 않고, 사람들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는다. 전교조에서 발간하는 주간지 <교육희망>에서는 사진을 통해 초등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반전·평화 교육을 소개했다. 이 잡지는 전쟁이 터지면 어떤 참상이 벌어질지 사진을 통해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해보는 것이 좋다고 제안한다. 이라크 전쟁의 발생 원인 등 인과관계를 자세히 따질 경우, 아이들이 알아듣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라크에서 일어날 일을 떠올리는 가운데 자연스레 인간의 존엄성을 깨닫게 하는 데는 사진이 좋은 교재가 된다.

전쟁으로 피폐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들이 왜 이렇게 됐을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미국’이나 ‘이라크’라는 고유명사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은 사진 속의 상황을 인지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억울하게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더 나누고 싶다면 〈무기 팔지 마세요〉(위기철 글/청년사), 〈평화를 사랑하는 어린이〉(홍순정 외/학지사), 〈나는 평화를 꿈꿔요〉(유니세프 글/비룡소) 등 전쟁 관련 동화책을 함께 읽으며 ‘전쟁 예방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이야기해 보거나 주인공에게 편지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동김성혜 기자do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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