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면 ‘아픈’ 사람이 많다
돌아보면 ‘아픈’ 사람이 많다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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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느낀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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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보면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가 나온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 같다. 한 사람이 강도를 만나 반쯤 죽은 상태가 됐는데 종교인에 이어 귀족도 그냥 지나갔으나 나중에 사마리아 사람이 여행 중에 다친 사람을 보고 간호해 주며 도와준다는 이야기다. 이들 중 진정한 이웃은 사마리아인이 될 것이다. 어릴 때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사마리아인처럼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는 착한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요즈음은 어떠한가?

갑자기 사마리아인의 이야기가 떠오른 것은 어제 본 사람들 때문이다. 지하철을 타려고 지하철역으로 향하는데 입구에서 다리가 절단된 채 상체만으로 기어다니는 한 남자를 볼 수 있었다. 고무판에 몸을 의지하면서 구걸을 하는 모습이 아주 낯설지만은 않다. 나는 그런 사람 앞을 지날 때면 동전 몇 푼 주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아예 그 사람을 보지 않는다. 보통 우리는 무언가 이상하고 특별해 보이는 사람들에게 더 시선을 주곤 한다. 나름대로는 인간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에 그 사람을 자세하게 보지 않은 것이다.

지하철을 타니 시각장애인 여성이 찬송가를 부르면서 도움을 구하고 있었다. 나는 길을 비켜주었으나 동전을 주지는 않았고 자세히 살펴보지도 않았다. 또 지하철 안에는 소리를 지르면서 자신의 머리를 무척 세게 박는 한 아이가 어머니와 함께 있었다. 무슨 장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려움을 지닌 아이 같았다.

지하철에서 내려 길을 건너는데 횡단보도 바로 앞에서 사탕·초콜릿·껌들을 파는, 뇌성마비로 몸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불편해 보이는 한 남자가 있었다. 가격이 비싼 편은 아니었지만 차마 살수가 없었다. 구걸을 하는 것도 아니고 적당한 가격으로 물건을 파는 것이었지만 그냥 그랬다. 또 그 주변에는 술에 만취한 할아버지 한 분이 소리를 지르시며 땅에 주저앉아 세상을 한탄하고 계셨다.

도움 청하는데 외면해서야

지하철 주변에서 자주 보는 광경이지만 오늘은 왠지 좀 더 생각해보고 싶었다. 서울은 인구가 많아서인지 구걸을 하는 사람이나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속칭 앵벌이라고 하면서 조직적으로 구걸을 하는 일도 많다고 들었다. 그래서 구걸하는 사람에게 동전 한푼을 주려고 할 때도 순순하게 그 사람만을 바라보지 못하고 조직에 속한 사람일까 먼저 생각해 볼 때가 있다.

지금 와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동전 한 개라도 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순수한 마음으로 주자는 것. 그 사람의 여러 가지 상황과 조건들은 알기가 어렵다. 내가 순간 지녔던 마음이 순수하다면 돕자. 서울에 살면서 무서운 점은 순수하게 돕고자 하는 나의 어릴 때 마음들이 퇴색되고 경제적 논리로 사람들을 판단하며 어려운 사람들을 그들이 가진 게으름이나 개인적 특성 때문으로 본다는 사실이다. 분명 사회구조의 문제로 인한 면도 부인할 수 없을 텐데.

일년 중 많은 날이 안개와 매연으로 뿌연 서울의 하늘처럼 내 마음도 맑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도 우리 이웃에 대한 작은 예의는 잃지 말아야 할텐데. 큰 도움을 줄 수는 없더라도 우리 이웃들에게 작은 손길이라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김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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