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뉴시스

전통적인 결혼관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미혼남녀 10명 중 7명은 ‘신혼집은 남자가 마련해야 한다’는 대답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미혼 남성 1140명 중 70.2%가 반대했는데, 미혼 여성은 1324명 가운데 72.3%가 동의하지 않아 남성보다 비율이 높았다. 신혼 주거 마련이 남성의 책임이 아니라는 의견의 응답률은 연령이 낮아질수록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주택 마련을 남성의 책임으로만 보는 시각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부부관계에서 전통적인 성별 역할을 수용하지 않는 추세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높아진 주거 부담을 어느 한편이 전적으로 책임지는 것이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전적으로 찬성한다’는 응답은 남성 3.8%, 여성 4.3%에 그쳐, 주택 마련을 남성만의 책임으로만 보는 시각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취업 여부에 따라 다르게 조사된 점도 흥미롭다. 취업한 남녀를 조사한 결과 ‘신혼집은 남자가 마련해야 한다’는 문항에 남성은 32.4%, 여성은 29.1%로 나타났다. 반면, 취업하지 않은 경우에는 남성은 25.5%, 여성은 24.8%로 조사됐다. 취업을 한 경우에는 신혼집 마련을 남성의 책임으로 보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는 남성의 경제적 여유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신혼집 마련 책임에 대한 견해를 경제적 여유만으로 단순화하기는 어렵다”며 “부부 성역할에 대한 가치관 수용, 주거에 대한 기대수준, 부모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경제적 지원, 배우자에 대한 기대, 자신의 경제력 등 매우 다양한 요소들이 영향을 받고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결혼식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문항에는 미혼 남성 응답자의 58.7%, 여성 응답자의 45.2%가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 혼인과 관련된 형식의 중요성이 낮아지고 실제 자신의 판단과 결정을 더 중요시하는 추세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