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W Report]
제63차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가 지난 3월 11일부터 22일까지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렸다. CSW는 매년 세계 각국 대표와 여성단체 활동가, 전문가 등이 모여 성평등과 여성이슈를 논의하는 가장 큰 규모의 국제회의로 '유엔 여성 총회'라 불린다. 올해 참가자들의 참관기를 릴레이 연재한다.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경남여성들의 ‘여성선언문’ 기자회견과 ‘여성폭력추방을 위한 전국공동행동-경남’을 마치고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릴 제63차 유엔여성지위위원회(CSW)에 참여하고자 서울행 기차를 탓다. 인천공항 근처에서 1박을 하고 인천공항에 도착해 CSW 참여자들과 합류하기 위해 하루 먼저 시작된 여정이다.2019년 CSW에 회의 주제 중 ‘지속가능발전과 여성 세력화의 연계’ 부분에 대한 한국여성단체연합 주최 부대행사에서 ‘경남여성의 지속가능한 삶은 현재 진행형인가?’에 대해 경남여성단체연합 부설 여성정책센터에서 분석한 자료를 발표하고자 참여하게 된 이번 여정은 개인적으로 벅찬 감동이었다. 지난 10년의 여성인권운동 활동가로서 채득한 모든 정보와 분석의 경험이 글로벌 연대의 자리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다시 확인하고 책무를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경남은 2015년 전국 최초 양성평등기금 폐지 이후 성평등 후퇴 지역으로 손꼽혀지는 상황이었다. 경남여성단체연합은 2018년 민선7기 지방선거에서 성평등 추진체계를 회복하기 위한 정책제안 및 공약이행 모니터링, 성평등 민·관 거번넌스를 위한 각종 간담회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 있다. 이러한 활동은 경남여성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몸부림이다. 그러나 한계점을 매번 마주하게 된다. 가장 큰 한계점은 젠더관점 반영의 목표가 없는 정부정책이 그대로 지방정부에 전달되고, 지방정부에서는 더 무책임한 성불평등과 성차별의 정책과 목표, 자료들을 생산하고 예산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2018년 12월 수립된 젠더 관점 제로의 국가지속가능발전목표(K-SDGs)와 이행지표가 경남에 전달되면서 지역의 현황과는 무관한 경남지속가능발전목표를 만드는 지침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지방은 서울의 들러리가 아님에도 중앙집중적이며 상명하복의 가부장적인 리더쉽을 정책에서도 그대로 반영한 무책임함이 아닌가 한다.한국여성단체연합은 이번 CSW 참여에 지역의 활동가들이 지역상황을 발표하는 기회를 제공해 보다 구체적인 한국여성운동의 활동을 지구촌 세계여성인권운동 활동가들과 공감하고 연대할 계기를 제공하는 벅찬 감동의 기회를 만들었다. 서울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글로벌 연대가 아닌 지역의 여성운동이 세계의 중심이 되고, 세계의 여성과 한국 속 지역의 여성이 같은 이슈로 투쟁하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이 감동은 지역 여성운동의 더 활발한 성평등정책 연구 활동과 젠더 관점의 감시자 역할에 원동력을 마련해준 것이라 할 수 있다. 2018년 미투 운동과 투쟁은 한 여성의 리더쉽이 만든 역사가 아니다. 성불평등과 성차별 사회구조에서 더 이상 참지 않고 ‘나도 고발한다’며 한 명, 한 명의 여성이 성평등 한국사회로의 변화를 요구하는 새로운 협력이 만들어낸 역사라 하겠다. 이것은 동맹이라 할 수 있겠다. 성평등이라는 공동의 목적을 위한 동맹, 이것이 새로운 파트너쉽이라 하고 싶다. 그리고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이번 CSW에 참여하기 위해 기획, 진행을 한 시도 또한 새로운 파트너쉽의 발현이 아니었을까. 함께 연대하는 활동가들의 주체성을 유지한 채 성평등 한국, 그 속에 성평등한 지방정부를 만들기 위한 ‘성평등 파트너쉽’을 발휘할 수 있는 앞으로 연구 과제를 얻고 온 벅참을 짧은 글로 다 전할 수 없음이 아쉬울 뿐이다.

윤소영 경남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윤소영 경남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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